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1.17 14:11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紙가 대만에서 최로 여성 총통 차이잉원이 당선된 것에 대한 보다 종합적인 분석을 담은 글을 소개했다. 

패트릭 크로닌(Patrick M. Cronin) 박사가 기고한 글에 따르면 이번 대만의 선거 결과에 대해 ‘위대한 재조정(Great Recalibration)’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중국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패권 균형, 아시아의 민주주의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결과라고 분석했다.

먼저 그는 ‘여성’ 총통의 첫 당선이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평등을 보다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의 정치적 권익이 상당히 떨어지는 대륙 중국에 비해 대만이 의미있는 현상을 보여준 것이는 평가다. 

한편 그는 대만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설명했다. 기존 정권의 친대륙적 정책에 반대하며 거리에 나섰던 수백명의 학생과 운동가들로 구성된 ‘시대역량(New Power Party)'이 이번 선거에서 제2야당인 친민당에 이어 5석의 입법위원석을 얻게 됐다는 점을 비중있게 다뤘다. 시대역량은 대만의 완전한 독립과 민주주의 증진을 외치는 정당이다. 

또한 앞으로 차이 총통에게는 경제 성장이라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2년간 경제가 급격히 침체된 대만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지가 향후 정권 성공여부의 핵심이라는 진단이다. 

기존 마잉주 정권은 중국과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지나치게 강화해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여파를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중국의 주요 기업들이 대만 알짜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하는 등 대만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오고 있다는 점도 차이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이유라고 풀이했다. 패트릭 박사는 대만이 미국과 일본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륙으로부터의 안보적 위협에 대한 방어 역시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해 차이 총통 당선자는 대규모 사이버 부대를 조직해 대륙으로부터의 각종 사이버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차이 당선자는 해외 방위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120억 달러 규모의 방위산업 능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시진핑 정권은 당분간 침착한 태도를 보이며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패트릭 박사는 예측했다. 다만 대만 국민의 중국 입국을 제한하거나 아시아태평경제협력체(APEC)과 같은 국제 회의에 대한 대만의 접근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2017년에 있을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하나의 중국’ 기조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 동안 대만에 대해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여 온 미국 정부의 외교 성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앞으로 대선 후보들이 중국 및 대만과의 관계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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