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0.10 09:29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 (사진=위키피디아)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 (사진=위키피디아)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주도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올 연말에 물러나기로 했다. 헤일리 대사의 사임은 흔들리는 그의 정치적 입지와 관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헤일리 대사의 연내 사임을 공식화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헤일리 대사는 6개월여 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에 대해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후임에는 디나 파월(44)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전 부보좌관은 지난해 12월 NSC 부보좌관 직을 사임한 후 지난 2월 친정인 골드만삭스로 돌아갔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4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정착한 이민 1.5세대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번에 사임하는 헤일리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의 재선 주지사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과 제6차 핵실험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 정책을 최전선에서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흐름에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고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는 복심으로 불렸다.

’강경파' 존 볼턴 NSC 보좌관이 등장하자 '볼턴-폼페이오-헤일리' 신(新) 3인방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전면에 등장하고, 볼턴 보좌관이 초강경 보수 진영을 대변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이 각종 외교이슈를 주도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역할은 확연히 줄었다"면서 "여기에 강경보수의 볼턴까지 등장하면서 헤일리 대사는 핵심 정책논쟁에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CNN은 "헤일리 대사의 사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수립 및 결정 과정에서 자신이 소외되고 있다는 자괴감이 작용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이 등장하면서 그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한편, 헤일리 대사는 사임 배경과 관련해 "개인적인 이유는 없다"면서 "사람은 물러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와 힘을 쏟아부을 다른 분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20년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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