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2.04 15:09

한은 "지난 3분기, 2분기보다 0.6% 성장…불가능하진 않아"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수출을 제외하면 크게 기댈 곳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2.7% 달성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이는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2분기 연속 0%중반대 성장에 그쳤다. 다만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은 이어갔다.

3분기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증가했으나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건설투자는 6.7% 감소해 1998년 1분기(-9.7%)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며 설비투자도 운송장비가 늘었으나 기계류가 줄면서 4.4% 감소했다. 건설·설비투자가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2008년 1~2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민간소비는 0.5%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내수 소비가 다소 위축될 수 있어 소비가 더 오르길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리 인상 직후 “금리 인상은 투자에 부담을 주고 성장률을 낮추는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경제 성장세를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 호조 등에 힘입어 3.9% 증가했다. 올해 수출은 11월까지 5572억 달러에 달한다. 7개월 연속 500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올해 수출은 6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고치 시현이 기대된다. 결국 4분기 경제성장도 수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한은은 10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2.7%로 조정했다. 올 초 3.0%로 전망했으나 7월 2.9%로 낮춘데 이어 10월 2.7%로 하향했다. OECD나 KDI도 2.7%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의 1~3분기 성장률은 2.5% 수준이다. 이에 목표인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0.84~1.21% 성장해야 한다. 다만 한은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난 6월 폭염 충격 해소, 지방선거로 미뤄진 재정지출 진행, 정부의 개별 소비세 및 유류세 인하, 입국자 수 증가 등을 꼽았다.

반면 무역분쟁과 고용지표 부진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하방리스크다.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돌입했으나 완전한 해결은 아니며 고용상황도 여전히 얼어붙었다. 

특히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으나 소비자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가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심리가 무너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 96.0에 그쳤다. 두 달째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기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다. 11월의 경우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향후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표가 모두 하락했다. 또 11월 제조업 경기도 조선업황 개선으로 5개월 만에 반등했으나 업황BSI 지수 자체가 73에 그쳐 여전히 부진하다.

이에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는 11월 91.6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경제에 관한 심리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인 2.7% 달성을 쉽게 낙관할 수는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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