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영빈 기자
  • 입력 2018.12.05 10:11
(사진=YTN 화면 캡처)
(사진=YTN 화면 캡처)

[뉴스웍스=민영빈 기자] 백석역 인근에 매설된 온수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 60대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5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근처 지하에 묻혀있던 난방용 온수관이 파열되는 사고로 당시 결혼을 앞둔 작은 딸과 예비사위와 저녁을 먹고 귀가하던 송 모(68)씨가 참변을 당했다.

이날 오후 8시 43분쯤 파열된 난방용 온수관에서 100℃에 육박하는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면서 콘크리트를 뚫고 일대가 증기로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물기둥이 치솟은 도로가 꺼지면서 생긴 균열에 송 씨의 차량이 끼었고 뜨거운 물이 송 씨 차량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송 씨의 차는 온수관 밸브를 잠그고 사고 인근 일대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송 씨의 차는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고, 송 씨는 갑자기 차 안으로 들어온 뜨거운 물을 어떻게든 피해보려 했는지 뒷좌석에서 전신화상을 입은 채 숨져 있었다. 

특히 이날 송 씨는 결혼을 앞둔 둘째 딸, 예비사위와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진 지 10여분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딸 송 모(28)씨는 이날 노컷뉴스에 “오후 11시 50분쯤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서 “조금 전까지 웃으며 밥을 먹었던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내년 4월에 결혼하는데 아빠는 손주들보다 너희 둘만 잘 살면 된다고 자주 말씀했다”며 울먹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후 물이 차 안으로 쏟아지면서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사망 원인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는 5일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 파열사고 사고현장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사고가 난 수송관은 1991년에 설치된 것으로 30년 가까이 된 낡은 배관에 균열이 생겨 엄청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고양지사 관계자는 “수송관이 낡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되지만 자세한 내용은 보수 부위를 좀 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일 오전 10시 복구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작업 속도가 빨라 9시쯤이면 주변 난방과 온수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백석역 온수배관 파열사고로 고양시 일대 2800여 가구의 온수 공급은 중단됐다. 또 숨진 송 씨 외에도 중상자 1명이 생명이 위독한 상태고, 주변 일대에 있었던 행인 29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현재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