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8.12.12 13:15

천정배 "학생부종합전형 토론회에서 개선안 모색 의미"… 이기정 "위선의 입시로 가장 많은 종류의 사교육 유발"

11일 민주평화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토론회에서 이기정 서울 미양고등학교 교사(왼쪽 첫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11일 민주평화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토론회에서 이기정(왼쪽 첫 번째) 서울 미양고등학교 교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평화연구원(원장 천정배)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둘러싼 여러 입장들의 치열한 검토와 논쟁을 통해 현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1일 '학생부종합전형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유성엽 국회의원(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의 사회로 △김태훈 정책부위원장(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학한 정책실장(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백광진 교수(중앙대 입학처장, 서울경인지구입학처장협의회 대표), △송근현 과장(교육부 대입정책과), △이기정 교사(서울 미양고등학교), △이현 소장(우리교육연구소)이 참석해 각 입장에 대한 기조발제 후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난상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태훈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정책부위원장은 "학종에 대한 비판이 이미 문제점이 확인된 정시 확대의 논리로 가는 것은 국가 교육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며 "정책 추진의 기준은 무엇보다 공교육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방식이 아닌 학교 교육의 중심이 되는 방향의 교육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궤를 같이하는 인식은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에게서도 나왔다. 그는 "고교 학생부 기재를 개선하는 한편 대학의 선발 투명성을 높이고 대입 정보격차 해소를 지원해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에서 4번째가 천정배 민주평화연구원장이다. (사진제공: 민주평화연구원)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평화연구원)

김학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평등한 교육'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입시제도의 전형비율을 조정하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으로는 입시경쟁의 격화와 초중등교육의 왜곡, 교육불평등 심화라는 교육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대학통합네트워크를 구성해 대학서열체계를 해소하고, 대학입시를 '대학입학자격시험' 제도로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광진 중앙대학교 입학처장도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입시가 아닌, 사회·문화적인 인식전환으로 풀어야 한다"며 "수많은 토론·공론화 과정에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지향점은 사라지고 전형(예, 학종 VS 수능)의 대결구도로 단순귀결 되곤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고교에서는 공교육 활성화를 통한 바람직한 학교문화의 정착, 학생·학부모는 단순한 입시체제·입시부담 완화·평등한 기회·공정한 경쟁을 원하며, 대학은 미래에 적합한 우수한 인재 선발과 육성을 원한다"며 "각 교육 주체들의 요구를 최대한 고려한 대입전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정 서울 미양고등학교 교사는 '학종'을 맹비난했다. 그는 "학부모에게 학종은 괴물일 뿐이고, 학종은 위선의 입시로, 가장 많은 종류의 사교육을 유발하고, 사교육비가 들어가는 입시제도"라며 "일부 학종 주창자들이 학종이 수능전형 등에 비해 사교육을 적게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한 억지로, 그들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종 안에 수능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우리교육 연구소의 이현 소장은 '내신'과 '수능'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학종은 대입 경쟁에서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지 않으며, 그 전형 과정도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않다"며 "치열하게 노력하는 수험생들을 이러한 '괴물' 같은 제도로 우롱하는 일이 더 이상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대학 준비 교육과정의 성취 수준을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학교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천정배 연구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계층이동의 사다리'론을 펼쳤다. 천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당초 우리의 기대와도 동떨어지고, 하등의 진전도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에 태어난 아이는 출신 지역이나 부모의 소득과는 관계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만큼은 충분히 보장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학종'에 대해선 "학생부종합전형이 당초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금수저 전형으로 꼽히고 있는 원인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찾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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