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2.13 06:05
(그래픽=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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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조현병을 치료하는 신약이 상용화를 위한 심사에 들어갔다.

신약은 기존의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어 상용화될 경우 환자의 복약순응도(처방에 따라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정도)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심사결과는 내년 9월 27일께 나올 전망이다.

Intra-Cellular Therapies는 루마테페론(lumateperone)에 대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12일(한국시간) 밝혔다.

루마테페론은 세로토닌·도파민·글루타메이트 등 정신질환 발병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임상시험에서는 기존의 약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특히 기존 치료제와 달리 과체중을 덜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조현병 치료에 사용 중인 올란자핀(olanzapine) 등은 체중 증가와 관련된 부작용으로 복약순응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tudy 303 part2’로 명명된 시험에서는 조현병 환자 603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는 루마테페론을 1년간 투여하며 연구에 참여했다. 그 결과, 신약이 기존의 약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현병 증상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약효는 양성·음성 증후군 평가지표(PANSS)를 통해 측정됐다. 이 지표는 조현병 증상의 중증도를 확인할 때 사용된다.

체중 조절에도 큰 효능이 있었다. 몸무게가 7% 이상이 줄어든 환자는 전체 참여자의 24%에 달했다. 반대로 몸무게가 7% 이상이 늘어난 환자는 8%에 그쳤다. 또 장기투여 시 심장대사와 관련해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루마테페론 투여로 발생한 부작용은 체중 감소·구강건조증·설사·두통 등이었다.  

제약사 관계자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FDA는 유저피법(PDUFA)을 내년 9월 27일로 정하면서 그 시기쯤 허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저피법은 당국이 심사과정에서 자료검토 등을 위해 소요한 비용을 제약사측에 청구하는 제도다.

조현병은 정신분열병의 새로운 명칭이다. 사고·감정·행동 등 인격의 전반에 걸쳐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환자수는 약 10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인구의 1%에 나타나는 특징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50만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조현병 치료에는 무엇보다 복약순응도가 중요하다. 약을 중단한 환자는 약을 꾸준히 복용한 환자보다 재발률이 5배 높기 때문이다. 전북대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조현병의 약물 비순응도(non-adherence)는 1년에 40%, 2년에 80% 수준으로 보고된다. 연구팀은 약을 중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체중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 개발중인 조현병 신약은 체중관련 지표에서 기존의 약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예컨대 알케미스(Alkermes)가 개발중인 ‘ALKS 3831’은 기존에 사용되는 올란자핀의 효능은 전달하면서 체중 증가는 유발하지 않도록 고안됐다. 이 약은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조현병 치료 시장은 68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다. 2022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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