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영빈 기자
  • 입력 2018.12.20 11:38

서울·부산·대구 “교통난 없어 좋아”vs 광주·제주 “30분째 기다려”

(사진=YTN 화면 캡처)
(사진=YTN 화면 캡처)

[뉴스웍스=민영빈 기자]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해 전국적인 규모로 택시파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교통량 감소에 반색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극명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업계는 20일 오전 4시부터 내일(21일) 오전 4시까지 이어지는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부산·대구 등 평소 출근길 교통이 혼잡했던 지역은 이번 택시파업을 반기는 분위기다. 도로 곳곳에서 택시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자 도로가 넓어졌고, 출근길 교통체증이 눈에 보일 정도로 줄었다는 것에 만족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특히 서울·부산·대구 등지로 출근을 하던 직장인들은 “택시파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오늘 솔직히 파업 덕분에 길도 안 막히고, 난폭 운전 택시나 불법 끼어들기도 없어서 평소보다 늦게 나왔는데도 5분 일찍 출근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택시파업을 반긴 것은 아니었다. 각 지자체별로 택시파업에 대비해 대중교통을 확충한다고는 했지만 평소 택시가 주 교통수단이었던 지역일수록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택시파업으로 도로에 택시가 다니지 않아 출근 및 등교 등 이동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후문.

이날 텅 빈 택시 정류소에 서서 기다리던 광주 시민 한 분은 “병원을 예약해서 빨리 가야하는데 아무리 택시파업이라고 해도 이렇게 하나도 안 다닐 줄 몰랐다”며 “아무래도 버스라도 타고 얼른 가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또 다른 시민은 “평소 출근시간대에 2~3분이면 택시를 타는데 벌써 20분째 택시가 안 잡힌다”면서 “카풀 서비스 도입으로 택시기사들이 겪을 어려움은 이해되지만 카풀을 반대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고민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광도시인 제주는 택시파업의 여파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이 여타 도시들에 비해 미비한 가운데 주요 교통수단이 택시였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소 같았으면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과 도민들이 몰려 택시들이 줄지어 서는 제주국제공항 택시 정류소는 텅 빈 상태였다.

택시파업 사실에 제주도 공무원 등이 관광객들에게 택시 운행중단 소식을 알리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안내했지만 여행용 캐리어나 골프채 등 큰 가방을 들고 온 관광객들은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에 당혹해했다. 그 중에는 근처 렌터카 하우스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제주 관광객은 “제주도까지 택시 파업을 할 줄은 몰랐다”면서 “비도 오길래 택시를 잡을 생각으로 왔는데 당황스럽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날 제주에는 새벽부터 비가 내려 궂은 날씨에 택시로 출근하려던 일부 직장인과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 도민은 “비도 오고해서 택시로 출근할 생각으로 택시 정류장에 왔다”면서 “카카오 택시 앱 등을 이용해 택시를 불렀지만 40분 넘게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아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도민은 “학교가 오르막길이 심하고 비도 오길래 택시 탈 생각이었다”며 “택시가 안 잡혀 지금 지각할 것 같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