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8.12.21 15:49

시·도교육청 감사결과 조사대상의 91%가 비리 저질러
김남희 "한국당의 문제 제기는 법의 내용 이해 못한데서 비롯"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비리로 적발된 유치원들이 공금이나 지원금을 개인 명품가방 구입과 자녀 대학 등록금 납부, 심지어 성인용품까지 구입했다"는 지탄이 제기됐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번에 공개한 비리 유치원 명단은 시·도교육청이 전국 유치원 9,000여 곳 중 일부인 2058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한 결과이며, 이중 91%인 1,878곳의 비리가 적발됐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한 추가 공개한 사립유치원의 지도점검 적발 내용에서도 원아 수를 허위보고하고 교사 경력을 허위로 작성, 부당하게 원비를 인상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정하게 지원금을 받아온 것이 드러났다"면서 "내 아이의 첫 학교인 유치원에서 액수가 크든 작든 국가를 상대로 거짓말 하고 나랏돈을 개인돈 인양 마음대로 썼다는 점은 대다수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고 질타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의 발제로 시작됐다. 그는 "유치원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명확한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사립유치원 비리사태로 요구되는 법 개정은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며 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립유치원들은 그동안 교육했던 신념을 가지고 공공성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한국은 사립유치원에 아이들의 75%가 다니고 있고 무상보육으로 누리과정지원금이 생기면서 2조 원 가까이 국가가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회계 시스템을 투명하게 하고 학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잉여금만 없으면 세부내용 확인 없이 관행적으로 암묵적으로 지나쳐온 공적 시스템을 개선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비리는 단순히 횡령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이익을 아이들의 안전, 건강과 맞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바로잡으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분명함에도 이것이 국회에서 발목 잡히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자유한국당이 교육부가 시행령으로 에듀파인을 도입한다는 것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사립학교법 33조에 따라 교육부장관에 위임이 되어 있는 법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유재산이라는 주장은 건물과 땅은 설립자의 소유임이 맞고 유치원이라는 학교가 설립자의 재산이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이를 혼용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생을 바치는데, 아이를 맡길 시간 때문에, 맞벌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뒤늦게 이런 추악한 실태를 봤을 때, 분노이기 전에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흐느꼈다.

이빈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전체 유치원 8,275개원 중 사립이 차지하는 비율은 4,101개원으로 전체 유치원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3%를 차지한다"면서 "공교육이 담당해야 할 것을 민간이 이행했던 과거 맥락이 있지만 이제는 법부터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단체들(경기영유아교육대책연대, 공공운수노조,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국제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단법인두루,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과 김진표·김해영·남인순·박용진·백혜련·서형수·신경민·윤소하·이원욱·정춘숙 의원; 가나다순)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