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6.02.02 16:21

AIIB 회원국 57개국 중 유럽국가는 18개국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가들이 총망라돼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국들이지만 중국이 내 건 일대일로 건설프로젝트에 유럽국가들이 마다할 명분을 찾지 못한 것이다.

7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건설프로젝트의 1%만을 차지한다해도 한 국가의 연간 해외건설 수주금액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규모다.

이에 유럽이 대거 AIIB에 참여하자, 미국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 금융질서의 한 축으로 중국의 등장을 가만히 보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은행(WB)은 오는 2019년까지 인도네시아 인프라구축사업에 1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AIIB를 견제하면서 아시아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다.

1966년 ADB를 설립하고 총재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ADB의 최대 지분국가(15.7%)로써 AIIB에 참여하지 않은 일본은 최근 앞으로 5년동안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에 11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동안 투자한 금액보다 약 30% 늘어난 액수다. 향후 5년동안 투자할 1100억달러의 절반은 일본정부가 직접 조달하고 나머지는 ADB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이 일본과 미국은 AIIB의 출현으로 일단 아시아지역 투자금액을 늘리는 길을 선택했다.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다.

결국 AIIB 출현은 세계 다자개발은행(MDB)의 아시아지역 헤게모니 확보를 위한 경쟁적 투자를 유발시키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AIIB의 자본이 투자되는 올 2분기이후 아시아 인프라 건설현장이 침체된 세계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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