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1.05 07:30
기원전 2254년부터 2218년 사이 나람신 통치 기간 동안의 아카디아 제국의 판도. <그림제공=데일리메일>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아카디아는 세계 최초의 제국이었다. 약 4300년 전에 아카드 사르곤이 일련의 독립적인 도시 국가들을 연합한 후에 메소포타미아에 설립했다.

현재 이라크 남부지역인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에서부터 시리아와 터키에 이르기까지 아카디아의 영향력은 널리 퍼져 있었다. 거대한 제국은 강우량에 크게 의존하는 북쪽의 비옥한 땅에서부터 관개를 통해 식량을 생산하는 남쪽의 충적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후대에 걸쳐 있었다. 제국은 점점 더 북쪽의 땅에서 생산 되는 식량에 의존하게 됐고, 이 지역에서 조달한 곡물을 이용해 군대를 먹이고, 주요 지역에 배급했다. 

그런데 건립된 지 100년이 지나자 아카디아 제국은 갑자기 붕괴했다. 그 뒤 대량 이주와 분쟁이 이어졌다.

이 시대의 물과 식량 부족으로 인한 고통은 아카디아어로 이뤄진 고대 시문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경작할 때 쓰는 큰 쟁기는 곡식을 낳지 않았고, 침수된 들판은 물고기를 낳지 않았다. 물을 댄 과수원에서는 포도주를 생산하지 않았으며, 두꺼운 구름은 비가 내리지 않았다'

가뭄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될 뿐, 아카디아 제국이 붕괴한 이유는 아직 역사가, 고고학자, 과학자들에 의해 여전히 논쟁거리다. 

예일대 고고학과의 하비 웨이스 교수는 식량 창고인 북쪽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갑작스런 가뭄을 인해 제국이 몰락했다고 주장한다.

웨이스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시리아 북부에서 한 때 번영했다가 약 4200년 전에 갑자기 버려진 증거를 발견했다. 도자기와 다른 고고학적 유적을 바람에 날린 먼지와 모래가 덮었다. 가뭄이 시작됐다는 증거다.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멀리 연결된 오만과 홍해의 해양 중심부에서는 그 당시 지역적 가뭄의 추가 증거가 발견됐다.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웨이스 교수의 해석을 회의적으로 보았다. 이들은 고고학 및 해양 증거가 메소포타미아의 가뭄과 사회적 변화 사이의 강력한 상관 관계를 보여줄 만큼 충분히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란의 골에자드 동굴에서 발견된 석순에서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골에자드 동굴은 이란 북부의 5000미터 이상 높은 다마반드 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옥스포드대의 고기후학자인 스테이시 캐롤린이 이끄는 연구진이 5200년전부터 3700년 사이의 고해상도의 먼지 활동 기록을 확인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5일 보도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이란의 석회동굴에서 발견된 먼지 기록은 다른 곳의 기후 역사에 대한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골에자드 동굴은 아카디아 제국 동쪽으로 수백 마일 떨어져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지역의 먼지 중 약 90%가 시리아와 이라크의 사막에서 발생한다. 사막의 먼지는 골에자드 동굴에서 자란 석순의 대부분을 형성하는 지역 석회석보다 마그네슘 농도가 높다.

골에자드 동굴에서 자란 석순의 표면의 먼지가 많을수록 마그네슘 농도가 높아진다. 때문에 마그네슘 농도를 측정하면 당시가 건조했는지, 건조 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를 알수 있다. 특히 우라늄-토륨  연대표를 사용해서 매우 정확한 날짜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드 사르곤이 이끄는 군대가 북부 시리아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아카디아는 약 4300년 전 메소포타미아에 세워졌으나, 1세기 후 갑자기 무너져 대량 이주와 갈등을 촉발했다. <그림제공=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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