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1.12 06:40

코스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약세 이어져
정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첫 공식 언급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대비 27개월만에 감소 전환한 가운데 새해 첫 열흘 들어서는 27% 줄어들었다. 기획재정부도 1월호 그린북에서 처음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는 등 올해 반도체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19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을 살펴보면 올해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 호황 지속과 자율주행차 등으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 확대 등 성장요인이 있으나 세계경제 위축 및 중국 리스크에 따른 반도체 수요둔화로 인해 성장세는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설비투자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어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반도체 경기가 예년만 못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1등 기업 삼성전자 주가는 새해에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3만6850원까지 내려앉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4일 50대 1의 액면분할로 265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재상장 됐으나 한 달 뒤인 6월 7일 이후 반년 넘도록 5만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현재 4만원 수준에 불과해 액분 당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무색하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8일 잠정 발표한 2018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에 그쳐 직전분기 대비 38.5% 감소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 아래를 기록한 것은 7분기 만이다. 올 초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면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5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4만8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낮췄다. 하나금융투자의 목표주가도 4만5000원 수준이다.

또 코스피 시총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도 4일 5만67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소 반등해 6만원 중반대로 올라왔으나 여전히 지난해 5월 25일 고점 9만7700원 대비 30% 낮다. 올해 반도체 산업이 수요 둔화로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스피 시총 1, 2위 기업의 주가가 힘이 빠진 상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둔화되기 시작한 메모리 수급은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 일부 개선된 뒤 3분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의 주가 반등은 이보다 몇 개월 선행해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 실적 경계감은 반도체를 위시한 IT 섹터의 총체적 부진이 주도하고 있다”며 “추세변화를 위해서는 매출수정비율로 대표되는 글로벌 경기 및 수요회복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6055억 달러로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267억 달러로 우리 수출을 견인했다. 이처럼 수출 비중이 20%가 넘는 반도체의 부진은 우리 경제에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팀장은 “지난해 12월 수출이 반도체 등이 감소하면서 1년 전보다 1.2% 줄었다”며 “12월 반도체 수출이 D램 가격 하락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감소해 2년 3개월 만에 처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20.9%를 차지했던 만큼 반도체 단가 감소는 우리 수출에 치명적”이라며 “향후 수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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