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6.02.10 17:11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예비후보,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

미국 대권을 향한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막을 내렸다.

9일(현지시간) 치러진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서 승자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무소속출신 버니 샌더스였다. 하지만 미 정치권의 눈은 이미 트럼프와 샌더스에게 머물러 있지않다. 이달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와 네바다 코커스를 향하고있다.

이미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이후 관심사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공화당 트럼프 의 대세론 점화여부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의 대반전 가능성이다.

먼저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는 미국 전지역에서 고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크루즈 의원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뉴햄프셔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트럼프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이제 정치 아웃사이더에 대한 일시적 광풍이 아닌, 실체가 있는 '정치적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막말파문과 돌출행동으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됐던 트럼프 대세론은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선거를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의 경우 이제 더 이상 ‘샌더스 돌풍’, ‘샌더스 현상’이 얘깃거리가 아니다. 이미 샌더스는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고 지난 두 선거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
미 언론은 뉴햄프셔 주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샌더스가 힐러리를 20%포인트 가까이 크게 앞서자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더 이상 '힐러리는 선두가 아니다’고 평했다. 이제 힐러리와 샌더스는 박빙의 경쟁자일 뿐이다.
따라서 8년전을 연상시키는 힐러리의 고단하고 지난한 예비선거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트럼프 대세론?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달렸다

공화당의 다음 경선은 20일 남부의 중심이자 미국 남북 전쟁의 시발점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프라이머리로 펼쳐진다. 특히 공화당은 이 지역 경선에서 1위 득표자에게 선거인단 승자독식을 적용한다. 민주당은 모든 예비선거에서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 대의원을 배정하지만 공화당은 득표비례제와 승자독식 제도를 혼용하고 있다.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의원은 50명이다. 50명 가운데 전체 득표율 1등이 29명을 차지하고 나머지 21명은 하원의원 7개 선거구별 1등이 각 해당 지역에 배정된 대의원을 차지한다. 지역별 득표에 따라 대의원 50명 전체를 독식할 수 있는 선거룰이다.

트럼프가 일격을 당한 아이오와 주 코커스의 경우 대의원 30명을 놓고 1위 크루즈 의원이 8명, 2위 트럼프가 7명, 3위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6명, 그리고 군소후보들이 나머지를 나눠 가졌다. 이와 비교하면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일단 1위만 확보해도 2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돼 박빙 승부에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승리가 대세론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NBC-월스트리트저널과 마리스트폴의 지난 1월17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공화당 유권자 718명) 결과, 트럼프가 36%로 1위를 달렸고 이어 크루즈 의원 20%, 루비오 14% 등의 순이었다.

예비경선이 시작된 후 여론조사가 금지돼 여론 조사 시점이 3주정도 지난만큼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트럼프는 2위 크루즈 후보를 16%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어, 미 언론 대부분은 트럼프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뉴햄프셔에서 기력을 회복한 트럼프가 승자독식이 가능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와 오는 27일 열리는 네바다 코커스에서 승리한다면 3월1일 슈퍼 화요일(10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실시)까지 승기가 이어질 수 있어 대세론을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힐러리, 남은 2월 경선에서 반전 꾀한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네바다 주 코커스를 실시하고,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프라이머리를 실시한다. 먼저 지난달 실시된 여론 조사결과를 놓고 보면 힐러리 우세지역이다.

NBC-월스트리트저널과 마리스트폴의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1월17∼23일·민주당 유권자 446명)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이 64%의 지지율을 기록해 27%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무려 37% 포인트 앞섰다.
CBS뉴스와 유고브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1월17∼21일·민주당 유권자 388명)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이 60%, 샌더스 의원이 38%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또 그래비스의 네바다 여론조사(12월23∼27일·민주당 326명)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50%, 27%였다.

그러나 여론조사 시점이 오래됐고, 뉴햄프셔 주에서 샌더스의 승리여파로 힐러리에게 유리한 판세만은 아니라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게다가 힐러리 후보는 선거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국무장관 재직시 개인용 이메일로 비밀문건이 오간 흔적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행동에 대해 힐러리에 대한 실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심지어 오랜 시간 대세론에 휩싸였던 그녀에게 실증을 느끼는 민주당원들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힐러리는 더 이상 민주당의 확실한 대선 후보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뉴햄프셔는 샌더스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버몬트와 인접해있어, 샌더스의 약진이 예상됐던 지역인만큼 이 같은 샌더스 바람이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네바다까지 이어질 진 미지수인 상황이다.

따라서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펼쳐지는 이 번 달 두 번의 경선역시 각 당 후보들은 공을 들여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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