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02.21 14:00
(사진=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 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사진=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 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안희정 부인 민주원 씨의 주장에 대해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 위원회'도 반박 입장을 올렸다.

21일 위원회 측은 "피해자는 오랜 대권 주자의 인적 그룹에 최측근으로 투입된 신입"이라며 "민씨가 사적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건 사생활 침해이며, 메신저 대화는 전체 맥락이 있는데 일부만 발췌해서 재구성하는 건 매우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메시지들은 피고인 측에서 1심 때도 불균형하게 재판부에 제공한 것"이라며 "이런 식의 2차 가해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 전 지사가 구속된 지금도 측근들, 지지자들에 의해 '보살핌'을 받는 듯하다"라며 "무죄가 나올 수만 있다면 날조, 편집, 가짜뉴스 생산도 다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민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위원회 측은 민씨 다음 안희정을 감쌀 사람은 누구냐고 꼬집었다.

위원회 측은 "이것이 2심 최후진술에서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죄송하다고 한 안희정의 대응이냐. 아직도 '지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안희정 정치그룹의 상고심 대응인 것이냐. 그렇다면 당신들이 만들고 있는 이 모든 퇴행적 현장을 대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민씨는 이날 두번째 페이스북 글에서 김씨가 안 전 지사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보직이 바뀐 뒤 도청 내 주변인들에게 우울함과 섭섭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채팅내용을 공개했다.

민씨는 "정무비서로 가는 것은 수행비서직보다 직급상 승진하는 것이고, 봉급도 오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는 잘된 일이었다"면서 "그런데도 김씨가 정무직 보직변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몇날 며칠을 울고 불고 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앞서 김씨는 수사 과정에서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옮긴 후 행동에 대해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가는 건 잘리는 수순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도 "수행비서로서 6개월을 보낸 외에 다른 정치권에서의 경험이 없었고, 정무비서의 업무나 역할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로서는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보직이 바뀌는 것이 실제로는 퇴출 수순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 주장을 인정했다.

(사진=안희정
(사진=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 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다음은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 위원회 페이스북 전문.

예상했던 것이 그대로 등장했습니다. 문자, 카톡, 텔레그램을 예상했습니다. 1, 2심 과정에서 제출된, 같은 정치 집단 내 있었던 동료들이 피고인에게 제공한 것입니다.

피해자가 종사했던 곳은 일반 정치집단도 아니고 대권 그룹입니다. '안뽕'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충성 상태를 독려하고 체크합니다. '힘들지?' 누가 물을 때 '힘들어요.' 라고 정직하게 답하면 큰일나는 첨예한 인적망입니다.

피해자는 오랜 대권주자의 인적 그룹에 투입된, 최측근 수행비서 자리에 발탁된 뉴비(신입)였습니다. 투덜대고 힘들어하고 지사님에 대해 데면데면하는 건 일을 유지하기로 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인사에 대한 결정에 해고 불안이 있어도 정색한 표정으로 질문할 수 없고 '충성 언어'로 읍소해야 했던 그곳은 패밀리이자 결사체입니다.

위력 성폭력이 이루어지는 업계, 가령 예술계든 종교계든, '그 감독님' 문하생 그룹이든 '그 목사님' 신도들이든 통용되는 언어가 있습니다. 새로 진입한 사람은 그 어법을 배우고 구사해야 합니다.

그 어법을 거스르고 정색한 표정으로 얼굴에 '나 피 해 자 야', 라고 쓰고 살아야 했다고 사후적으로 요구한다면 어떤 직장내 피해자, 학교 내 가족 내 성폭력 피해자도 구제 받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맞다면 그 자리에서 술병이라도 들어서 저항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시의 환경을 감안하고 판단하는 것. 합리성 판단을 할 때 구체성을 가져야한 것이 자유심증주의에서의 논리적 보완입니다. 2018년 2월에 나온 '성폭력 사건에서의 법관의 성인지 감수성'도 합리성에 대한 보완 판례입니다. 부당해고를 판단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업계와 업체가 신고인의 일탈을 주장할 때 근로감독관이나 판사가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그 집단 내에서 오고간 '어법'이 이렇게 쓰일 거라 짐작했습니다. 모두가 서로 자랑하던 안희정에 대한 사랑과 충성이 피해자 혼자의 엽기적 불륜 행각으로 뒤바뀔거라 예상했습니다만, 예상한 모습을 그대로 보니 암담함도 듭니다.

보좌 받았고, 받들어졌고, 챙김 받았던 대권 주자 안희정씨. 구속되어 있는 지금도 측근들에 의해, 지지자들에 의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살핌' 받고 있는 듯 합니다.

'불륜'이라 명명하고 '서로 합의한 관계'라서 지탄한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안희정에게는 '지사님 힘내세요' 응원하고, 김지은은 죽이기를 합니다.

혹 '불륜' 주장은 도구일 뿐이고, 무죄가 나올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어떤 날조, 편집, 가짜뉴스 생산도 다 하겠다는 것입니까. 이제 피고인 배우자 말고 누가 나서기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이것이 2심 최후진술에서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죄송하다고 한 안희정의 대응입니까. 아직도 '지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안희정 정치그룹의 상고심 대응입니까? 당신들이 만들고 있는 이 모든 퇴행적 현장을 대법원에 제출해야겠습니다.

* '슬립, 맨발, 연애, 서로 사귀었다' 등 피고인의 주장을 피고인 배우자가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출장 중에 타국에서 모두가 머무는 숙소에서 속옷차림으로 긴 복도를 걸어갔다고요? 피고인의 판타지를 피고인 배우자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실이 전혀 아닌 내용을 기사화, 제목화하는 언론기사는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배복주(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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