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3.13 16:14

'北 수석 대변인' 발언... 확전 양상
민주당 "언론 외피 쓰고 국가원수 모욕"
한국당 "국민 심정 그대로 대신 전한 것"

1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1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발언한 이후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징계안'을 발의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의 이 문제를 둘러 싼 힘겨루기가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제의 발언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표현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이 물의를 빚자 나 원내대표는 외신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지난 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으로 블룸버그 통신의 이유경 기자가 쓴 바로 그 악명 높은 기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 통신리포터로 채용된지 얼마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자의 논평은 그렇다치자. 그러나 정치인의 발언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며 "더욱이 문제의 발언이 민주주의의 본령 중에서도 본령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어제 여당이 저희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했다"며 "국민들께서는 '역대 최고로 속 시원했다'라는 말씀들을 해주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 여당의 태도를 보면서 '정말 귀 닫는 정부 여당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며 "국민의 목소리, 아우성에 전혀 관심도 없고, 이야기조차 들으려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독선과 오만의 민낯을 민의의 정당에서조차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윤리위 제소는 한마디로 견강부회의 모습이다.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서 대통령의 품격을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윤리위 제소를 하는 것은 정말 납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들이 말한 언어들, '나치', '군사독재' 이런 언어들이 바로 어제 연설에서 말씀드린 역사공정의 모습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에게 묻고 싶다.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느냐'고 묻고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앞서 지난 12일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들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국민께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에는 관심 없이 대북제재 완화만 열을 올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국민을 대신해 말했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나경원 대표 발언의 어떤 점이, 어떤 부분이 국가원수를 모독했다는 말이냐"라며 "또한 국가원수 모독죄는 없어진지 이미 오래됐다. 도대체 이해찬 대표는 지금 어느 시대를 살아가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회의장의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내년 '공천용 청와대 눈도장 찍기 충성 경쟁 대회'를 벌이는 듯 막말과 고성으로 제1야당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이유 없이 방해했다"며 "이 분들이 정작 윤리위에 회부되어야 할 당사자들"이라고 메스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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