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3.21 11:17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신청에 미참여… 유니콘 기업 '비바리퍼블리카', 자본조달 어려워

신한금융그룹 서울 중구 본사
신한금융그룹 서울 중구 본사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신한금융그룹과 간편송금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구성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컨소시움에서 신한금융이 이탈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추진하기 위해 이른바 토스뱅크 컨소시움을 구성해 주주구성과 자금조달방안을 논의해왔다. 이후 금융사인 현대해상, 직방과 무신사와 같은 업계 상위 플랫폼이 컨소시움에 참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컨소시움 이탈에는 자금조달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대주주로서 최대 지분 34%를 확보할 만큼 자본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업계의 지적이 일찍이 제기된 바 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지난해 케이뱅크가 처했던 대출중단 문제가 없으려면 최소 자본금은 5000억원 이상 필요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혁신 기술과 업계 주도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임에는 분명하지만 이 같은 장점이 단기간 안에 순이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자본금 확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토스뿐만 아니라 생활 플랫폼 기업들이 가세한 토스뱅크 컨소시움은 혁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였는데 신한금융이 빠진다고 하니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한금융이 빠진 토스뱅크 컨소시움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예비 인가 신청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키움뱅크 컨소시움’은 모두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안정적으로 자금을 내놓을 은행권이 포함돼 있다. 은행권 이외 주요 주주들도 지분율이 문제지, 자본 조달력에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토스뱅크 컨소시움은 자본력 확충이 부담스러운 구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2위 손해보험사 현대해상, 온라인쇼핑몰 구축 IT기업 카페24,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핀테크 업체 한국신용데이타가 함께 예비 인가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현대해상을 제외하면 모두 자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앞선 사례를 보면 지분율 이견으로 주요 구성원이 컨소시움에서 나간  적이 있지만 자본금 조달 문제로 이탈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신한금융이 왜 자금조달 문제에 대해 사전에 고민하지 않고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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