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5.16 17:33

이언주 "방어권을 팔아넘긴 매국적 작태와 앞뒤 연결된다"
신범철 "송영무 인식이 文정부 고위층에 공유된 내용 아니길"
우정민 "전직 국방장관이 우리 안보를 스스로 무장해제 시키는 꼴"

무소속 이언주 의원. (사진제공= 이언주 의월실)
무소속 이언주 의원. (사진제공= 이언주 의원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김일성과 김정일은 과거 주체사상에, 김정은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한 상태"라는 발언에 대해 정치권과 국방 외교 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송 전 장관은 16일 오전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 학술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핵과 화생방 무기만 빼면 북한을 겁낼 이유가 없다"며 "정량분석에 치우치다 보니 북한이 강한 것처럼 느껴진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국민과 군이 전쟁 트라우마를 계속 갖고 있었고, 이제는 그 트라우마를 걷어내야만 하는 시기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언제까지 전쟁 공포에 있어야겠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남북군사합의서는 꼭 이뤄져야 하는 합의서이고 앞으로 몇 년이나 갈지 모르겠지만, 군사 합의서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꾸고 미래로 나가는 중요한 합의서였다는 평가를 받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인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 센터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은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사상의 의미를 무엇으로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송 전 장관의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인식이 문재인 정부 고위층내 공유된 내용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바른미래연구원의 우정민 수석연구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직 국방장관이 대한민국 안보를 스스로 무장해제 시키는 꼴"이라며 "그 취지가 어떻든 평화는 전쟁까지도 각오할 수 있는 의지로 지켜지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더해 "평화를 지키려면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기원전 4세기 로마의 군사전문가 베게티우스의 명언을 새겨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송영무 전 장관, 제정신이냐"며 "김정은에 자유사상 접근? 도대체 자유사상이 무엇이라고 알고 있느냐, 신임 백두칭송위원장으로 취임이라도 한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9.19 남북군사합의'를 정조준 해 "며칠 전 있었던 북한 미사일 발사 정황을 우리나라가 미리 탐지하지 못했던 이유가 뭐냐"며 "우리가 정찰금지구역설정에 합의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미사일 발사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을까"라고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그들은 우리를 타격권으로 하는 실험을 했고, 그것이 실전이었면 우리는 무방비상태에서 당하는 것 아니냐"며 "하기야 미군이 있긴 하지만 미국이 이번 미사일 발사도 사전에 정보가 있었을 텐데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은 걸로 봐서 한미동맹은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다"며 "자기 스스로 방어 의사가 없는 나라를 누가 나서서 돕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지금까지 수백 차례의 크고 작은 불가침합의 등 남북합의가 있었지만 북한은 한 번도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며 "충돌은 매번 북의 남에 대한 침략이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같이 공존하자며 자신을 둘러싼 울타리를 똑같이 제거하면 누가 죽느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자국 국민이 타겟이 된 미사일 실험을 해도 한마디도 못하면서, 그 실험에 대한 사전 탐지능력이나 경계태세조차 무력화시킨 장본인이니 송 장관은 결국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팔아넘긴 자"라며 "그런 자가 '김정은이 자유사상에 접근' 운운하는 걸 보니 앞서 방어권을 팔아넘긴 매국적 작태와 앞뒤 연결이 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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