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5.23 16:40

"6개 유니콘의 국내 자본 조달율 평균 6% 불과…모험자본도 핀테크 투자에 소극적"

김용범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김용범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정부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생태계 구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금융혁신 생태계 구축에 있어 무엇보다 핵심적인 연결고리는 핀테크 투자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날 서울 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에서 ‘핀테크 기업 투자데이’를 마련해 총 5개의 핀테크 기업과 투자자들간 투자의향을 확인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해 약 300억원 규모의 투자기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업의 시작과 성장에는 통찰력 있고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며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성공한 기업들과 달리 대부분의 투자 스토리는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투자자야 말로 기업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성공 스토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핀테크 투자는 핀테크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우리나라 핀테크 투자 규모는 전세계 핀테크 투자의 0.4%에 불과하다”며 “우리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엔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는 핀테크 산업에 대한 정보와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핀테크를 잘 이해하고 협력이 가장 필요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도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은행법 등 금융업법령상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금융회사 투자 요건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핀테크 출자가 저조하다”며 “현재까지 금융회사가 자회사 등으로 핀테크 기업에 출자한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또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자본시장의 모험자본이 핀테크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6개 유니콘의 국내 자본 조달율은 평균 6%에 불과하며 유일한 핀테크 유니콘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경우에도 2.8%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스타트업의 단기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후속투자를 진행하는 인내자본의 역할도 부족하다”며 “세계적인 모빌리티 플랫폼인 우버는 지난해에만 18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2009년 창업 이래 지속적으로 적자 상태에 있으나 인내심을 가진 투자자들과 함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핀테크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핀테크 성장 가능성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샌드박스 운영, 낡은 규제 혁파, 오픈뱅킹 등 핀테크 활성화를 금융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핀테크지원센터 주축으로 핀테크 기업, 국내외 VC, 금융회사 등이 참여하는 ‘핀테크 투자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매년 ‘한국 핀테크 동향 보고서’를 발간해 산업변화, 시계열 분석, 규제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금융회사의 핀테크 출자 활성화 방안을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연결과 융합이 활발해져 금융회사의 핀테크 랩이 대상발굴, 후속투자, 사업연계 등 투자 전반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은 “자본시장의 모험자본이 적극 참여하는 핀테크 투자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과 장기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와 한국성장금융은 MOU를 체결해 2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투자 펀드를 우선 조성하기로 했다”며 “이미 발표된 성장금융의 핀테크 전용펀드와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계획 등을 합해 1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투자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