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7.08 15:50

인터넷 카페·커뮤니티서 금융권 등 日상품 불매 리스트 게시
親반려견·중금리금융 인식 쌓던 중 '날벼락'...홍보활동도 지양

한 인터넷 맘카페에 게시된 '일본 불매운동' 대상 리스트
한 인터넷 맘카페에 게시된 '일본 불매운동' 대상 리스트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로 일어난 일본 불매운동이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8일 각종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에는 일본계 금융권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글이 연일 게시 중이다. 일본계 저축은행의 모회사명과 함께 은행명이 나란히 거론된 이른바 ‘금융권 불매 리스트’도 나돌고 있다.

SBI·JT친애 등 저축은행권뿐만 아니라 산와머니·미즈사랑 등 대부업체들도 일본계 금융권으로서 불매운동 대상에 해당한다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저축은행권에 유독 일본계 은행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파산한 저축은행 상당수가 이 시기 이후 일본계 자본에 인수되었기 때문이다. 업계 상위권인 SBI저축은행(2013년), JT친애저축은행(2012년) 등이 대표적이다.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현장이 불매운동 확산에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일본계라는 인식을 극복하고 서민금융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중에 이번 사태가 일어나 홍보활동 자체를 아끼고 있는 상황”라고 말했다.

저축은행권은 국내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에 진출한 이후 일본계 자본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특히 마케팅에 신경을 써왔다. JT친애저축은행은 반려견 선발 콘테스트, 견주를 위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 유기견 인식재고 방송제작 지원 등 반려견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왔다. 

SBI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주문하는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중금리상품 ‘사이다대출’을 출시했으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유행하는 B급 코드와 레트로(신복고) 감성을 담은 ‘저축가요’ 광고를 진행하며 청년층 공략도 확대 중이었다.

일본계 자본이 업계 상위에 포진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긴장감에 저축은행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B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비재와 달리 대출 같은 금융서비스는 급히 필요한 경우가 많아 불매운동 파급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이제 막 저축은행권이 부실사태 이전 규모를 회복했는데,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다시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권 여신 규모는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8년 만에 60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총여신 잔액은 60조1204억원이다. 2011년 5월(61조7707억원) 이후 7년 11개월 만에 총 60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총수신 잔액도 지난 1월 60조8700원으로 다시 6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1년 12월(63조107억원) 이후 7년 1개월 만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