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24 13:44

러시아 "영공 침범 의도 없어... 러 중 합동훈련일 뿐"
중국 "방공식별구역, 영공 아니다"... '비행 자유구역' 주장
일본 "다케시마, 우리 고유 영토...한국, 대응할 일 아냐"
한국, NSC개최 없이 24일 입장문 발표 예정

SEAD(대공 방어 시설 공격) 무장을 갖춘 F-16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다. (사진출처= 국방부 공식 블로그 캡처)
SEAD(대공 방어 시설 공격) 무장을 갖춘 F-16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다. (사진출처=국방부 공식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3일 발생한 러시아 군용기 2대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러시아 측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 기계 오작동으로 계획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 같다"고 밝혔다고 24일 청와대 윤도한 대변인이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 대사관 차석 무관이 23일 오후 3시 우리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만나 가진 대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면서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 측은 한국 측이 갖고 있는 영공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하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렸다.

또한, 러시아 무관은 "적절한 사과와 유감 표명은 향후 러시아 외교부와 국방부에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오후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TU-95 폭격기 2대는 동해의 중립수역 상공에서 계획된 비행을 수행했다"며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을 부인했다.

계속해서 러시아 무관은 "러시아 정부는 한국과의 관계가 발전해가길 바란다"며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사실을 한국 쪽이 믿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런 동일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러 공군 사이의 회의체를 만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윤 대변인은 전했다.

'왜 어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윤 대변인은 "어제 국방부에서 밝힐 줄 알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오늘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세르게이 코빌랴슈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이날 동영상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공군과 중국 공군이 합동으로 훈련을 실시했지만, 한국의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NHK방송에 따르면 코빌랴슈 사령관은 "경고사격을 한 한국 공군 조종사들의 행동은 공중 난동"이라고까지 말했다.

중국도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고,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 이날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미 국방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동맹국인 한국·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앞서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독도를 칭하는 일본명)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므로 영공 침범을 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대응할 일"이라고 망언을 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이날 장관 명의로 러시아 영공 침범, 일본 독도 주장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청와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안보 위기 시 소집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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