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9.18 17:20

"기준금리 인하 여력 있어"…직전 금통위에서도 인하 소수의견 표명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신인석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8일 “최근 실물경제는 한 마디로 부진”이라며 “보다 우려되는 것은 물가상승률 하락추세의 가속”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교역의 둔화가 시작됐다”며 “교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하강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에서 이 같은 부정적 충격의 영향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은 4분기 정부소비의 이례적 증가가 시야를 가렸기 때문”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2012년 보다 다소 낮은 2%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매우 낮은 수치가 분명하지만 7년 전의 상황, 또 그 사이 잠재성장률 자체도 하락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는 설명이 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2012년에 비해 2019년의 경제상황에서 보다 우려되는 것은 물가상승률 추이”라며 “올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으로의 물가상승률 추가하락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추이를 고착 내지는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로 한국은행 서베이에 나타난 추이를 보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013년 말 2.9%에서 2019년 8월 현재 2.0%로 하락했다”며 “어느 나라나 서베이에 나타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실현되는 인플레이션보다 과장된 것이 상례이므로 실제 경제주체들의 행동으로 드러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의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신 위원은 “기대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낮은 물가상승률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을 2%보다 아래로 하락시킬 위험이 있는 장기간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문제”라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보다 낮아 0%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하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심리 위축 위험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인 디플레이션 상황을 배경으로 주로 언급되나 이론적으로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해도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에서 이탈해 0%에 가깝게 낮아지면 발생하는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을 무력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명목중립금리가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실질중립금리가 하락하는 경제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 금리정책이 무력화되면서 경제가 일시적인 경기침체에 빠졌을 때 통화정책으로 경제를 균형상태로 복귀시키는 것이 곤란해진다”며 “그 만큼 장기침체의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또 “인플레이션 목표제의 궁극적인 과제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유지”라며 “일시적 충격으로 괴리가 있어도 결국 물가상승률은 목표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을 경제주체에게 주는 것이 인플레이션 목표제 아래 통화정책 담당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위원은 이날 현재 연 1.50%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위원은 “현재 경제 상황에 필요한 금리정책을 운용에 있어 금리 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기준금리가 연 1.25%였던 적도 있었던 만큼 현재 기준금리가 제일 낮은 수준도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열린 금통위에서는 1.50%의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다만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은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현재 시장은 10월 17일 예정인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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