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10.08 18:35

남양유업·이마트·신세계프라퍼티, 증인 출석해 담담히 진술…"더 나은 상황 만들겠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유통업계 대기업들의 '가맹점 갑질'과 '골목상권 상생 침해'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날 국감에선 남양유업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관련 진상 파악을 위해 일반 증인으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채택됐다. 하지만 홍 회장은 당일 불출석을 통보했고,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대리 출석했다.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 논란과 관련 이 대표는 "2013년 이후 물량 밀어내기 같은 일은 전혀 없고, 완벽하게 시스템을 탈바꿈시켰다"고 밝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남양유업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이 있던 2013년 이후 주문이나 마감, 반품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했냐고 질의하자 이 대표는 "주문시스템 상 누구도 밀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리점이 주문한 사항에 대해서는 점주가 주문한 것 보다 더 올 경우 바로 반송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최초 주문 내역과 최종적으로 간 내역을 그대로 기록할 수 있는 이력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며 "추가로 제품이 간 경우 왜 추가적으로 갔는지에 대한 사유를 명시해서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밀어내기는 남양유업에서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이며, 모든 대리점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 상태"라며 "마감시스템도 대리점이 마감을 보고 내 수수료가 얼마다라는 것을 인정하고 승인할 때 본사가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웹기반으로 해서 점주들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2015년에 피해를 봤다고 문제를 제기한 두 대리점이 소송을 제기해서 대법원까지 갔으나 전부 기각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에 끝난 사항인데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보니 현직에 있는 많은 대리점들이 피해를 보고 본사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혀 그런 상황이 없고 회사가 완벽히 탈바꿈해 상생 틀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한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민영선 이마트 부사장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민 부사장(증인)이 속한 기업이 운영하는 대규모점포(부산 연제 이마트타운 등)가 입점과정에서 지역상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바람직한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우 위원은 "이마트가 편의점, 복합쇼핑몰, 노브랜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전통시장, 골목상권에 대한 불공정 행위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마트가 불법과 탈법 소지가 있는 행동으로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어 "부산 연제구에서 이마트타운 연산점 개설 과정에서 상인회장 등 2명에게 각각 현금 3억5000만원씩 7억원을 준 적이 있다"며 "입점 찬성을 유도하기 위한 매수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영선 이마트 부사장.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민영선 이마트 부사장.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이에 대해 민영선 이마트 부사장은 "발전기금으로 기부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듣자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이마트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고, 최근 1차 조사를 받았다"며 "이마트가 대가성 상생기금으로 합의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도 "이마트가 신규 채용자 20% 이상을 상인회에서 뽑겠다고 한 것도 골목상권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사실상 대가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 부사장에게 "이마트가 지난해 9월 창원 지역 노브랜드 입점 과정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 창원 지역에서 노브랜드 상점을 낼 때 동의를 구한다고 했는데 그랬냐"고 지적했다.

민 부사장은 "변명 같지만 합의서 내용 해석을 잘못했다"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사진촬영=왕진화 기자)

류수열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창원지부장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창원에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를 입점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마트가) 상생을 이야기하는데 스타필드가 생기려고 하는 곳은 창원의 중심에 있다"며 "외곽에 짓는다면 상생의 의미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의 자영업 대표자들의 이야기를 다같이 취합했을 때, 스타필드가 정말 창원 내에 입점한다면 저희는 내부 상권 80%가 빨대 효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엄중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뭐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 의원이 스타필드를 창원 외곽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할 수 있냐고 묻자 임 대표는 "무조건적으로 다하겠다고 하면 모양이 오히려 우습다. 입지이동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나머지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지역민과 화합할 수 있는 점포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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