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30 10:10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공수처로 검찰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반민주적"
"국민 분열 책임을 남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배임"
"국회의원 자유투표로 선거제도 개편 결정하자" 제안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 가장 먼저 '책임정치'를 역설했다.

오 원내대표는 "우리가 일본에게 분노하는 이유는 과거를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지난 날 제국주의 침략과 그로 인한 우리 국민의 고통에 대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며 "고노 담화 같은 진일보한 입장이 나온 적도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과거로 쉽게 돌아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독도 망언과 위안부 망언, 그리고 유력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우리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한일관계에 긴장을 조성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또한 마찬가지"라며 "일본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피해자 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치졸한 경제보복을 가해왔다. 그러면서 일본은 '과거에 연연해하지 말고 미래로 나가야한다'고 말한다"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이 말이 공허하고 불편한 이유는 그 누구보다도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일본 자신이기 때문"이라며 "독일이 그런 것처럼 일본도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주변국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면 이미 끝났을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불행한 역사에 대해 책임지려하지 않고 오히려 엉뚱한 이유를 들고 나와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며 "바로 이런 일본의 태도 때문에 우리가 분노하는 것이고, 미래로 나가자는 일본의 주장이 공허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한, "저는 일본 정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며 "지나온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는 미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일본이 진정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바란다면 지나온 과거에 대해 진지하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위로를 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뒤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정부를 두고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자유"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자기 자신을 혁명정부의 수반으로 착각하고 '나만이 옳고, 남들은 모두 틀렸다'는 독선적인 자세로 국정을 대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조국 사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처신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공정의 가치, 언론의 성찰, 검찰개혁 운운하며 국민 분열의 책임을 남들에게 떠넘기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배임행위"라며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고, 온 나라를 두 동강 낸 국민 분열 행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반성하고 사죄하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이에 더해 그는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검찰개혁의 핵심 의제는 크게 두 가지다"라며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 온 검찰 권력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과제를 아우르는 검찰개혁의 요체는 그동안 아무런 의문도 없이 검찰에 쥐어준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무엇보다도 공수처를 만들어서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반민주적이며 이치에 닿지도 않는 발상"이라며 "검찰의 직접수사권 축소와 수사․기소 분리를 요구하면서, 다른 입으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는 새로운 괴물조직을 창설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민주당은 공수처장은 물론 공수처 차장과 수사 검사까지 모두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것은 누가 봐도 '정권 직속 어용수사처 창설'이며, 군사정권 시절 청와대 직속 공안검찰의 부활이지 결코 검찰개혁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 보듬기의 주요 과제로 대학입시제도 개편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둘러싼 기득권층의 비리를 확실하게 뿌리 뽑고 수시 전형의 불공정성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 원내대표는 특히 '경제'문제에 대해선 "문재인 정권에 경고한다. 시시각각 경제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소비, 투자, 수출, 성장, 일자리 등 국민경제의 전 부문에 걸쳐서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여론호도나 하면서 세금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조국 심판론보다 더한 경제심판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선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며 "우리의 당면한 과제는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원칙의 관철"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관계 정상화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북한의 목표"라며 "우리에게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최근,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을 불러온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선 "국회의원 자유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정과 정의, 평등에 눈 감으며 자유만 외치는 외눈박이 보수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며 "민주공화국의 헌법정신과 공동체의 자유와 번영을 지키는,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중도보수 정치가 한국정치의 새로운 오른쪽 날개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렇게 해야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고 여당과 야당이 균형을 이루며 정쟁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하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다"며 "개혁적인 보수, 합리적인 중도로 야권을 혁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