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12.18 04:55

의식주 정기구독하는 시대…미래 라이프스타일 주도하는 소비 방식 '주목'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어떠한 것을 소유하지 않고 향유하는 '스트리밍'은 음악과 동영상을 넘어 생활 전반으로까지 확산돼 '스트리밍 라이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며, 신중년층인 오팔(58)세대 등 전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다. 

동영상을 컴퓨터에서 다운로드 받아 핸드폰에 연결해 전송하는 일은 이젠 오팔세대에서도 드물다. 터치 몇 번만으로 실시간으로 재생하며 쉽게 콘텐츠를 즐긴다. 오팔세대란 58년생 개띠를 중심으로 활기찬 인생을 즐기는 신중년을 뜻하며, 오팔이라는 보석 자체가 다채로운 색을 담고 있어 58년생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은 젊은 세대와의 간극이 벌어졌던 신장년층이 아니라, 오히려 젊은 세대들이 먼저 하는 것을 따라하고 배우고 싶어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다시 새 일자리에 도전하거나 활발한 여가를 즐기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대체적으로 이들은 인터넷과 신기술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안다. 유튜브로 적극적인 소통을 펼쳐나가고 있는 모습은 어느 채널에서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니 서비스로 음악을 듣는 오팔세대의 스트리밍 소비동향은 전년보다 음악 소비량이 51% 늘었고, AI 스피커로 노래를 듣는 5060세대의 비율도 적지 않게 증가했다. 또한 여가 생활로 '여행지에서 한달살기'를 선호하며, 자동차도 한 달 단위로 정기구독 한다. 

실버서퍼(스마트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고령층), 웹버족(웹+실버) 등이 급증하면서 디지털과 콘텐츠 시장도 더욱 커지고, 스트리밍에 대한 개념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고자 하는 업그레이드에 니즈가 생긴 오팔세대는 삶을 '스트리밍'하며 욜로(You Only Live Once)나 나나랜드(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 트렌드 등까지 주도한다. 

(사진제공=오설록)
(사진제공=오설록)

바야흐로 "누가 더 많이 소유하는가"에서 "누가 더 많은 경험을 해보았는가"로 바뀌어가는 시대다. 오는 2020년,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구독경제'와 '바이미포미'(Buy For Me)등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소유보다 경험을 통해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생겨나게 된 '구독경제'는 신문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쓰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고가 자동차와 명품 의류 같은 물건뿐만 아니라 식음료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로 월정액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 크레디트스위스 발표에 따르면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에 5300억 달러(59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구독경제는 크게 ▲정기배송 ▲스트리밍 ▲렌탈로 나뉜다. 최근 오설록은 차 정기구독 서비스인 '다다일상'을 정식 개시했다. 오설록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매월 구독자에게 각 월에 가장 마시기 좋은 차들을 메인과 서브로 구성해 제공하고 차 종류에 따라 다구와 차 관련 소품을 함께 꾸려 배송한다. 또한 '티 테이스팅 노트'를 구성품으로 동봉한다. 구독 고객이 맛, 향, 제형, 유형 등을 노트에 기록하며 일상에서 즐기는 차의 매력을 더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도록 하기위해 배려이다. 

오설록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도 녹차, 홍차를 비롯해 발효차, 블렌디드 티 등 수많은 종류의 차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어떤 차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지 선택과 시작을 어려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가장 성공한 구독경제 모델로, 지난해 국내 이용자 수가 274% 증가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GS홈쇼핑이 사과, 자두, 복숭아 등 제철 및 산지 과일과 김치를 정기 배송해주는 '달달마켓'을 운영하기도 했다. CJ오쇼핑은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리온은 '오리온 제주용암수'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실시 중이기도 하다.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을 공유하는 위쿡이나 롯데렌탈 묘미의 반납형 장기렌탈은 필요할 때마다 짧게 빌려 쓰는 기존 상품과 달리, 일상적으로 필요하지만 고가인 제품 등을 장기간 대여(렌탈)한 뒤 반납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반납형 장기렌탈' 노트북 모델을 단독 출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최근영 롯데렌탈 소비재렌탈부문장 상무는 "최근 기술 발전으로 노트북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빨라지는 동시에 새로운 기능을 누구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묘미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탄생된 모델을 비롯해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사진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구독경제와 경험경제, 스트리밍의 공통점은 오직 본인만을 위한 소비 행태인 '바이미포미'가 어느 정도 작용돼 있다는 점이다.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골라서 소비하는 성향인 '바이미포미'는 2020 외식 트렌드로도 주목받고 있는 키워드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는 40여종의 수제맥주 중에서 판매할 맥주를 가맹점주가 직접 선택함으로써, 매장마다 각기 다른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5가지 맥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맥주 샘플러'와 함께 개인 취향에 따라 원하는 맥주를 골라서 마실 수 있기 때문에 개성 있는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스타벅스와 써브웨이는 수십가지 재료를 조합해 나만의 특별한 메뉴를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만의 메뉴를 만들고 소비하는 행위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레시피를 주변에 공유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식주를 '스트리밍'하는 시대가 온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시장 변화를 빠르게 분석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외식 시장 속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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