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19.12.21 13:00
KT가 20일 공개한 '5G 스트리밍 게임'을 직접 시연한 모습. (사진=전다윗 기자)
KT가 20일 공개한 '5G 스트리밍 게임'을 직접 시연한 모습.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드디어 KT도 참전했다. KT는 지난 20일 '5G 스트리밍 게임'을 출시하며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이를 위해 대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유비투스'와 손을 맞잡았다. 앞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각각 마이크로소프트, 지포스나우와 힘을 합쳤다.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종이다.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이용자들이 각자의 단말기로 즉각 스트리밍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그 과정에서 별도로 게임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지 않아도 된다.

기존 PC·콘솔 기반 게임과 달리 게임 서버에서 그래픽 처리 등의 연산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이 덕분에 모바일이나 저사양 PC에서도 고화질·고용량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상당하다. 가령 KT 관계자는 "5G 스트리밍 게임이 무료체험 기간 제공하는 게임은 약 50개다. 이 게임 소프트웨어를 모두 사려면 지난 20일 기준 95만원가량 써야 한다"고 했다. 반면 월정액은 평균 게임 이용 비용(약 2만원)을 고려한 합리적 가격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그간 클라우드 게임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의견이 적지않았다. 이용자의 버튼 조작 등이 실제 게임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렸다. 인터넷을 통해 신호가 오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은 5G의 특징인 초고속·초저지연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아직 커버리지 부족으로 완벽한 5G 성능을 체감하기 어렵지만, 5G가 클라우드 게임 대중화를 위한 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구글은 지난 11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출시했다. (사진=구글 스타디아 트위터)
구글은 지난 11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출시했다. (사진=구글 스타디아 트위터)

◆ 글로벌 기업,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속속 참전

5G의 등장으로 향후 '지연 현상'이라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된 클라우드 게임은 주요 '미래 먹거리'로 거론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켓은 오는 2023년 클라우드 게임 시장규모가 25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8년 기준 3억 8700만 달러에서 약 6배 성장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 3사는 물론이고, 거대 글로벌 기업도 속속 참전하는 추세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지난 18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클라우드 게임 업체 '플레이기가'를 약 7000만 유로에 인수했다. 플레이기가는 지난 2013년 설립된 뒤 유럽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번 인수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페이스북의 포석으로 보인다. 최근 게임산업에 지속해서 투자하는 페이스북의 행보가 그 방증이다. 

구글도 지난달 북미·유럽 등 14개 국가에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내놨다. 스타디아 이용자는 고속 인터넷이 연결되는 환경이라면 태블릿,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기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수익 모델은 역시 구독 방식이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스타디아 서비스 첫날 다운로드 건수를 조사했다"며 "24시간 만에 17만 건을 훌쩍 넘겼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9월 '애플 아케이드'를 정식 출시했다. 월 4.99달러의 정기결제를 통해 약 100여 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iOS 지원 기기에서 구동되며, 최대 6명까지 사용 가능하다. 최근 1년 49.99달러의 연간 구독 옵션도 추가했다. 

아마존도 빠질 수 없다. 주요 외신들은 내년부터 아마존이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아마존은 최근 구인사이트 등에 게임 서비스 담당 전문 인력을 모집하는 채용 공고를 올린 상태다. 특히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와의 협업 가능성도 알려져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지난 20일 '5G 스트리밍 게임'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 (사진=전다윗 기자)
지난 20일 '5G 스트리밍 게임'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 (사진=전다윗 기자)

◆ 왜 클라우드 게임인가?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격전지가 된 이유를 "영상 이후 '넥스트 스트리밍 콘텐츠'로 게임이 각광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시간은 한정됐고, '고객이 시간을 쏟을만한' 콘텐츠가 게임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초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넷플릭스의 경쟁자는 다른 OTT 플랫폼이 아닌 포트나이트"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포트나이트는 2억명이 넘는 이용자가 즐기는 3인칭 슈팅 게임이다.

현재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의 '형식'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단적인 예다. 어떻게 소비자의 시간을 빼앗느냐, 그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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