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1.07 15:52

"IB 신용공여대상 중소기업 범위에서 SPC와 부동산 관련 법인 제외 방안 추진"
"중위험·중수익 니즈 충족시키는 다양한 투자상품 개발 기대"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7일 “신뢰를 잃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다시 쌓아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우리 자본시장이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사건들을 반면교사 삼아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빈틈없는 내부통제체계를 갖춰 달라”고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금융투자업권 CEO 간담회’에 참석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 증권사·자산운용사·PEF 대표이사 등에게 이 같이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최근 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중단, 해외부동산 투자 등 사모펀드 관련 여러 이슈로 인해 사모펀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사모펀드가 질적으로 성숙한 시장으로 발전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업계 스스로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감독당국은 공모 규제회피를 철저히 차단하고 무자본 M&A와 허위공시 등 불건전행위 발생 가능성이 큰 분야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등 국민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우리 국민의 해외주식 직접거래대금(매수+매도)이 지난해 39조원에 달했는데 국민경제 선순환을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에 보다 많은 자금이 투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우리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과 금융상품에 더욱 매력을 느끼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고 언급했다.

또 “한 사람의 투자자로서도 저금리 시대에 갈수록 커지는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투자상품이 개발되길 바란다”며 “좋은 기업과 매력적인 투자상품은 결국 사람의 힘에 의해 발굴되고 설계되는 만큼 금융투자업계가 그러한 역량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도록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증권회사의 기업금융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IB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벤처·중소기업에 공급돼야 할 자금이 명목상으로만 중소기업인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제공된 규모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SPC에 5조원 이상 대출됐고 이 가운데 약 40%가 부동산 분야에 제공되고 있다”며 “혁신기업의 발굴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선도해 나가야 할 투자은행(IB)의 영업이 벤처·중소기업이 아닌 부동산에 집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IB의 신용공여대상으로 규정된 중소기업의 범위에서 SPC와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초대형IB, 중기특화증권사 등의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영업이 활성화돼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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