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2.03 13:45

쌍용차 공장, 재고 물량 부족으로 4~12일 문 닫아…현대‧기아차도 일부 공장 차질 예상

쌍용차 평택공장 작업 모습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평택공장 작업 모습 (사진=쌍용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장대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발병 여파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쌍용자동차는 중국 공장에서 수급 받던 부품 부족으로 4일부터 12일까지 휴무를 실시한다.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는 현재까지 부품 수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중국의 상황이 지속되면 일부 공장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 연휴를 이달 2일까지 늘렸고, 지방정부도 9일까지 기업 연휴를 연장함에 따라 중국 공장들이 연달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그 동안 부품 수입을 중국 내 공장에 의존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춘절의 기간 연장으로 1주일 정도의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를 위해 중국에서 전량으로 부품을 수급 받던 쌍용자동차는 1주일간 휴무에 들어간다.

현재 알려진 가장 큰 문제는 차량 내 통합 배선 장치 '와이어링 하니스'의 물량 부족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량 각 부위에 전력과 신호를 공급하는 필수 부품이다. 이 부품은 그동안 수급이 그다지 힘들지 않았고 자체 부피가 크기 때문에 재고를 보통 일주일 분량 정도만 비축해왔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도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된다고 알려진 6일 이후부터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현대차 그룹은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 등 협력업체의 중국 소재 공장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한 이후 현대‧기아차 납품업체인 경신기업의 푸양시 중국공장의 현지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경신기업의 푸양시 공장은 8일까지, 산둥성의 공장은 9일까지 가동중단을 명령했다.

이 여파로 지난 1일 4공장의 팰리세이드 라인과 전주공장의 버스라인이 특근을 취소하는 등 일부 공장에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처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차들의 생산 역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자동차 모델별 부품 재고 확인을 마친 상태로 일부 부품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며 "중국 상황이 지속할 것을 고려해 국내와 동남아 부품 거래처를 확보해 차량의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품수급이 어려워 전 공장이 휴업한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우회 물량 만으로는 현재 공급량을 전부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공장 재가동이 제때 이뤄질 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한편, 쌍용차는 당장 내일(4일)부터 12일까지 경기 평택공장 가동을 멈춘다.

쌍용차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전량 공급하던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 중국 옌타이 공장이 가동을 멈추며 물량이 끊겼다. 오는 9일 연휴가 끝나더라도 공급이 원활히 재개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 GM과 르노 삼성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덕분에 당장의 피해는 모면했지만, 특근을 취소하고 물량 점검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장기화 될수록 지금 알려진 와이어링 하니스 외에도 다양한 부품의 공급 차질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에서 수급하던 와이어링 하니스 물량을 비용 문제 때문에 전부 중국으로 돌렸다"며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협력 공장이 중국에 몰려 있어 이런 변수의 대처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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