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하락 가늠 안돼…코로나19, 내수·수출 '동시 타격'
1분기 성장률 하락 가늠 안돼…코로나19, 내수·수출 '동시 타격'
  • 허운연 기자
  • 승인 2020.02.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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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메르스 당시 소비심리 회복되는데 평균 5~6개월 소요"
IMF, 올해 중국 성장률 5.6% 제시…이전 전망보다 0.4%p 급락
(사진·일러스트=픽사베이)
(사진·일러스트=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개선 흐름으로 향하던 한국 경제가 결국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세다. 수출과 내수 모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정부도 20조원을 긴급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다음 주에는 국회에 추가경정예산안도 제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은 세출예산을 기준으로 2015년 메르스 사태 추경예산 6조2000억원보다 작지 않은 규모로 검토 중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가 2.1%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2.3%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1분기 수출 및 내수 위축을 반영한 결과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과 생산 활동이 부분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경제전망은 코로나19 확산에 달렸다”며 “이번 전망은 코로나19가 3월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확산될 경우 2.1% 성장도 보장할 수 없다는 소리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1분기 GDP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1분기에 부진이 집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출과 심리지표 등 일부 지표에서 벌써 코로나19의 영향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률 추가 하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키움증권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9%로 낮췄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전망했던 2.0%에서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소폭 하향 조정했다”며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2분기에는 기저(효과)와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1%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개선 흐름을 보이던 경제지표에 먹구름이 꼈다. 특히 2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수출의 반등세가 예상보다 미흡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2018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일단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5.6%로 제시했다. 앞선 전망보다 0.4%포인트 내려간 수치로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마저도 1분기 내 코로나19 사태 확산세가 진정되고 중국 경제가 2분기에는 회복한다는 시나리오를 전제한 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면 더욱 부진할 수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경제는 외우내환 양상”이라며 “코로나19가 국내에서도 확산되면서 내수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 급랭으로 수출의 동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활동별로도 여행, 유통 등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항공, 운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제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부정적 기저효과까지 작용하는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하락할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나라의 1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6.1% 감소했다. 올해 설 명절이 1월에 있었지만 한 자리 수 하락에 그쳤고 일평균수출액은 20억2000만 달러로 1억 달러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올해 2월 수출이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1월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뚜렷한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20일 수출은 263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12.4% 늘었다. 반면 일평균수출액은 16억9000만 달러로 9.3%(1억8000만 달러) 줄었다. 20일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전체 수출액이 조업일수 확대로 증가하더라도 일평균수출액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2월이면 한국 수출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는 일평균 수출동향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고 내수경제 활동은 수출보다 더 큰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는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도 문제다. 한은이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9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하면서 넉 달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통상 소비심리 조사는 매월 15일을 전후로 1주간 조사되는 만큼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간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실제 소비심리는 더욱 얼어붙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를 살펴보면 소비심리가 회복되는데 평균 5~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2015년 메르스 때 소비심리는 5월 104.8에서 확산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6월 97.7까지 7.1포인트 하락했고 10월 104까지 회복하는데 5개월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또 “메르스 당시 6월 소매판매 (계절조정)는 전월 대비 3.3% 감소했으나 7월에는 추가로 신규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는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서 1.9% 증가했다”며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누적으로 증가하고 심리가 위축된다면 소매판매 감소는 3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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