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3.07 20:04

박성중과 강석훈, 초유의 동점으로 서울 서초을 재경선
박순자, 안산 단원을…'안철수계' 김삼화, 서울 중랑갑 단수공천

지난 6일 국회에서 심재철(가운데) 원내대표 주재의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지난 6일 국회에서 심재철(가운데) 원내대표 주재의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홈페이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지역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천의 주요 포인트는 강원 원주시갑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盧(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자'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의 대결이 확정됐다는 점이다. 박정하 통합당 후보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춘추관장 등을 지낸 바 있고 이번에 김기선 통합당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공천을 받게된 인사다.

또 다른 포인트는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이다. 김 의원은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이번에 서울 중랑구을에서 다시 기회를 잡게됐다. 그는 이곳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윤상일 전 의원과의 2인 경선으로 재배치됐다. 이곳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20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를 거뒀을 정도로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또한,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의 현역인 박명재 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 됐다.

이례적인 경선 동점 사태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을에 대해서는 재경선을 실시키로 했다. 그 주인공은 지역구 현역인 박성중 통합당 의원과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두 사람은 각자 50.0% 동률로 소수점 한자리까지 같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소수점 첫 자리까지 같은 것은 아마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한다"며 "전례가 없는 일로 아주 특이한 경우"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박 의원 측이 공직선거법상의 규정인 '동률 득표시 연장자를 우대한다'는 원칙을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혼란스런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에선 강 전 수석과 박 의원에게 추후 구체적인 재경선 일정을 개별 통보할 방침이다.

서울 중랑구갑은 안철수계로 활동해오다 최근 통합당에 입당한 김삼화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게 돼, 이곳에서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혈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중구·성동구갑에서는 비례대표 출신인 강효상 의원과 친이계로 분류되는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강남갑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간의 3인 경선으로 결정됐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준비해 왔던 강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TK) 대신 서울 강북의 험지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박순자 통합당 의원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을 공천도 눈에 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 의원은 지난해 위원장직 사퇴 거부로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공천 탈락이 예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수공천을 받는데 성공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 이 지역에서 다져놓은 조직이나 활동이 당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이 공천의 주요한 잣대라면 더욱 그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산시 단원구을 지역에는 한때 서울 강서갑 출마를 고집하던 '조국백서' 필진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남국 변호사의 전략공천이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 김철민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시 상록구을에는 통합당에서는 홍장표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으며,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시병은 석호현·임명배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TK의 경우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에서 김병욱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문충운 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의 2인 경선이 결정됨에 따라 지역구 현역인 박명재 의원은 컷오프됐다.

김형오 위원장은 73세인 박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역할을 참 잘한 분 중에 한 분인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연령만 갖고 우리가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는 지역구 현역인 김정재 의원이 강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경남 진주시갑에서는 현역인 박대출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통합당의 험지인 호남 지역에서는 광주 서구갑에서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전북 전주시을에서 이수진 전 전주대 객원교수, 전남 나주시·화순군에서 최공재 영화감독이 각각 단수공천됐다.

통합당은 이날 3개 지역구에 대한 경선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서울 용산구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한국대사를 지낸 권영세 전 의원이 3인 경선에서 조상규 변호사, 황춘자 전 당협위원장 등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용산구는 현역인 민주당 소속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인데, 민주당이 용산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긴 했지만 아직은 후보자를 내지 않은 상태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현역으로 있는 경기 의정부시을에서는 이형섭 전 당협위원장이 국은주 전 도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받았다. 따라서, 민주당에서 본선행 티켓을 움켜 쥔 김민철 전 지역위원장과 한판 승부를 하게 됐다.

이밖에도 통합당은 경기 광명시갑에 양주상 전 성균관데 총학생회장을, 남양주시을에 김용식 당 중앙위원회 청년분과 부위원장을 각각 우선 추천키로 했다.

경기 용인시을에 대해서는 김준연 전 당협위원장과 이원섭 전 외환딜러의 경선을 결정했다.

한편, 선거구 재획정안의 국회 통과로 일부 지역구가 수정된 데 따른 공천 재조정과 관련해서 변동에 따라 다소 간의 공천 조정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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