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4.13 14:38

대구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지난 1월 대구·청도 방문"
"신천지 측, 교인 명단·시설 목록 등 누락 제출…수사 후 구상권 청구"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정뉴스 캡처)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정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대구시가 관내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61·여)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슈퍼전파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대구시는 13일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한 신천지 대구교회 행정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31번 확진자가 당초 진술보다 4일 앞서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31번 확진자는 지난 2월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2월 9일과 14일에만 교회를 찾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2월 5일에도 신천지 대구교회 8층과 9층을 다녀간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달 16일과 19일에도 교회를 방문해 건물 내 여러 곳을 드나들었던 것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시 측은 31번 환자가 의도적으로 거짓을 말한 것인지 아니면 확진 후 경황이 없어서 의도치 않게 진술이 헷갈렸는지 등을 좀 더 조사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2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2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튜브 캡처)

아울러 이날 브리핑에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1월 16일 대구, 17일 경북 청도를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이만희 총회장의 경우 정확한 목적 파악은 곤란한 상황으로,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 정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CTV 영상은 질병관리본부에 방역적인 차원에서 유의미한지 여부를 통보할 계획"이라며 "자세한 분석은 역학조사에 차질을 줬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이 내용은 질본에 보내서 역학조사 참고 자료로 활용할 것이다. 공개 여부는 법률적인 검토를 해봐야 하며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질본과 협의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측이 교인 명단과 시설 현황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관내 코로나19 방역에 혼란을 야기했다고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경찰 협조를 받아 디지털 포렌식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지난 2월까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 관련 컴퓨터 파일을 분석한 결과 신천지에서 제출한 명단(대구 거주자 기준 1만459명)과 일치하지 않거나 확인 불가능한 교인 1877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또 교회 시설과 관련해선 신천지가 제출한 42곳의 시설목록에서 누락된 8개 시설을 행정조사와 제보 등으로 추가 파악했으며 총 51개 시설을 폐쇄 조치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대구시는 신천지가 지난 2월 22일 1차 자료 제출 당시 22곳(43%)만 통보하고 3월 1일에서야 뒤늦게 20곳을 추가 통보해 신속한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시는 신천지의 교인 명단 의도적 삭제 여부, 시설 일부 미제출로 인한 역학조사 방해 여부, 역학 조사상 허위진술 여부 등을 경찰에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시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상황조사 및 법률 검토를 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달 1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신천지 대구교회를 대상으로 행정조사를 실시해 교인 명부 등 서류, CCTV, 디지털 교적 시스템 명단, 컴퓨터 파일 336개, 예배 영상 파일 38개 등 자료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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