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09 11:25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개학연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사진제공=교육부)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지난 8일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을 마지막으로 전국 유·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가운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수능 일정은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 부총리는 등교 개학이 완료된 뒤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교육부의 입장을 전했다.

먼저 지난 5일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를 다녀온 뒤 7일 확진된 중랑구 원묵고 고3 학생과 관련해서는 동행한 같은 반 학생과 담임교사 등 136명이 진단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9일 오전 기준 이들 136명을 포함해 확진 학생 관련자 769명이 검사를 받았고, 681명이 음성으로 판정됐다. 나머지 88명은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 부총리는 "방역 당국에 따르면 학생의 바이러스 배출량 수치가 높지 않아 많은 전파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학생이) 롯데월드에 다녀와서 확진 판정을 받고 난 뒤 신속하게 롯데월드에 직접 이 사실을 알리고 학교나 교육청이 비상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또 유 부총리는 수도권 등지의 집단 감염이 지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등교 개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학교가 문을 닫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이 많은 것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등교를 하지 못하고 원격수업만 하게 될 경우 이는 기초 학업의 퇴보로 이어지고, 또 나이가 어릴수록 심리적인 고립감이나 정서적 문제와 같은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다. 

가장 중요한 고3 학생들의 대입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유 부총리는 "2학기가 돼도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산발적인 감염이 생기는 지역의 경우엔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오는 12월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정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현재로써는 (수능이) 계획된 대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가을의 2차 대유행 등이 어느 시기에 어떤 범위로 올지 모른다. 그래서 교육부가 계획하고 발표한 대로 이 예측 가능성을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3 학생들이 1학기 대부분을 출석하지 못한 채 수시를 준비하게 되면 재수생을 비롯한 이른바 'n수생'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대책도 제시됐다.

등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대입 수시 준비에 중요한 '생활기록부'(생기부)에 대한 고3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현재 고3 재학생들은 등교개학을 하지 못해 생기부를 온전히 준비하지 못했는데 n수생들은 1년 전체를 출석해서 준비한 생기부를 제출할 것이고, 각종 수상 실적을 위한 대회들도 대부분 취소돼 생기부의 질적·양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유 부총리는 이에 대해서 "대학 당국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의 입장에서도 고3 학생들이 어려운 상황인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대학들도 이 부분이 변화된 조건이나 환경들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준비·논의 중이고 실제 도입을 위해서도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아 아직까지 확답을 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교육 당국은 고3 학생과 n수생 간의 형평성 논란 해소 대책에 대해서는 이미 몇 주 전부터 "대학과 대교협과 협의 중에 있다"는 똑같은 답변만 내놓으며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유보한 바 있다.

그러나 유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6월 모의고사 이후인 7월 중에는 늦어도 이게 다 확정이 되고 발표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7월 초라고 해도 사실 일정에 여유가 있는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교육부도 대학에서 좀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관련 내용을 발표될 수 있도록 계속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고3과 n수생의 대입 형평성 대책 마련을 위한 데드라인을 어느 정도 설정한 셈이다.

유 부총리는 "학생들이 불편하고 낯선 생활수칙을 지켜가면서 학교생활을 열심히 잘해주고 있어서 너무 고맙다. 교직원분들도 너무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시고 학부모님들도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며 "교육부와 교육청도 학교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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