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6.11 10:00

"초저금리 시대 맞아 금융회사 생존방식 변화해야…지혜 모을 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6일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1일 “구조적 잠재성장률 저하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세계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절실하다”며 “비교우위가 있는 미래 성장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혁신과 도전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 참석해 “코로나19는 전 세계 정치·경제·사회질서에 불가역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측하고 앞으로 일어날 거대한 변화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가속화될 비대면·디지털 혁신 시대에 금융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혁신의 주체가 되기도 하지만 빅테크 기업 등 비금융회사가 혁신을 주도하고 금융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 내 또는 금융업권간 경쟁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금융산업과 빅테크간의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비대면·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는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등 자금중개자로서 금융회사의 존재를 점점 옅게 만들고 ‘인간 없는’ 금융서비스 공급을 나날이 확대시켜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과거 산업혁명, 자동화 혁명 과정에서 인간을 대체할 기계의 역할이 강조됐으나 창의성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일자리는 여전히 증가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디지털 혁신이 금융에 가져올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 국 중앙은행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그 결과 글로벌 양적완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됐다”며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초저금리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험해보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에 금융회사의 전통적인 수익모델이 통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예대마진, 자산운용 수익률로 지탱했던 금융회사의 생존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또 이러한 상황에서 감독방식은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기업과 소상공인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은 적극적으로 자금공급을 늘려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금융기관의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예대율,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등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러한 한시적 조치들의 정상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정상화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과 가계는 대출을 상환해 나가야 하고 금융회사의 규제준수 비용도 증가할 것”이라며 “아직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상화 시기·속도·방식에 대한 선제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정상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담을 어떻게 최소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필요한 준비를 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구조적 잠재성장률 저하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세계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절실하다”며 “비교우위가 있는 미래 성장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혁신과 도전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는 ‘과거 지향적 금융’에서 앞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을 평가하는 ‘미래 지향적 금융’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앞으로도 금융부문의 중요한 지향점이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정책금융의 선도적 기능이 필요하겠지만 민간금융과의 균형있는 발전도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혁신의 이면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존재한다”며 “혁신의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따스함을 불어넣는 포용금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와 낙오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마음껏 창의적인 혁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든든한 안전망이 필수적”이라며 “포용적 금융, 따뜻한 금융 등 구호는 매년 다르지만 정부가 든든한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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