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6.16 11:10

"시중 유동성 흐름, 생산적 부문으로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 필요"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이지만 실물경제와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간 간극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해 이 같이 언급하면서 “금융권이 실물경제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부위원장은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다소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주가는 연초 수준으로까지 회복됐고 회사채·CP 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시장의 회복세와는 달리 실물경제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3% 감소했고 수출과 고용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실물부문의 여건과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지적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른바 ‘금융시장과 실물지표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중의 유동성이 기존의 우량기업과 금융시장 내에만 머무르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코로나19로 업황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게까지 자금이 충분히 흘러가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금융시장 내에서의 양극화와 금융과 실물경제와의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며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쏠려 자산가격의 버블을 초래하는 등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감독원 분석 결과 정책금융기관의 중소·중견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약 72%가 보통, 취약 등급 차주에게 지원되고 시중은행에 의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도 약 86%가 보통, 취약 등급 차주에게 지원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금융지원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금융회사가 코로나 여파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리스크 부담능력이 더 높은 경제주체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하에서 더 많은 역할을 부담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며 “정부도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기구,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 기업자산 매각 프로그램, P-CBO 매입대상 확대 등을 통해 금융지원의 사각지대를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통해 기업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사례별로 면밀히 검토하고 면책제도,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등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점검하겠다”며 “중소·중견기업들이 신용도가 상승해 금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이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기업 스스로 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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