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06.16 13:11
손정우가 운영했던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는 한국과 미국 등 32개국의 공조수사를 통해 폐쇄됐다. (사진제공=경찰청)
손정우가 운영했던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는 한국과 미국 등 32개국의 공조수사를 통해 폐쇄됐다. (사진제공=경찰청)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을 활용해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24)의 미국 송환 여부 결정이 다음달 6일로 미뤄졌다.

16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사건 2차 심문기일에서 재판부는 "충분히 심리하겠다"며 오는 7월 6일 오전 10시 3차 심문기일을 열고 추가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서울고법은 이날 손정우의 송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검찰 측과 변호인 측 의견이 엇갈리며 사건을 신중히 검토한 후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손정우 측 변호인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범행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이뤄졌다"며 "손정우가 처한 환경 등을 비춰볼 때 미국으로 인도하는 것이 비인도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도 청구를 거절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손씨를 음란물 제작·유포 혐의로 수사할 당시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하지 않은 사실을 놓고 충돌했다.

손정우 측은 "손정우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관련 혐의 수사가 다 됐고 범죄수익은닉 역시 수사가 돼 검찰의 의도든 아니든 기소가 되지 않았다"며 "현재 단계에서 범죄수익은닉은 기소만 하면 충분히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당시 수사의 초점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그에 따른 몰수추징에 맞춰졌다"고 반박했다. 또 '웰컴 투 비디오' 사건이 미국에서 53명이 체포되는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었던 점을 지적했다.

이날 손정우는 "저의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동안 어리석게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으로 방황하고 하루하루 허비했는데 정말 바르게 살고 싶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손정우의 부친은 "어떻게 보면 어린 나이"라며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해준다면 속죄하며 살라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정우는 지난해 5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4월 27일 형기를 마쳤지만 인도구속 영장이 발부돼 다시 구속된 상태로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연방대배심은 손정우를 아동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미국 법무부는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검찰이 손 씨의 범죄인 인도 심사를 청구하게 됐다.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국내서 기소되지 않은 자금 세탁 혐의만 심사 중인 상태다.

앞서 손정우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8개월 동안 '웰컴 투 비디오'(W2V)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게시하고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4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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