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6.17 12:01

국내서도 값싸고 흔히 처방되는 스테로이드제…경증에는 효과 입증 안돼

(사진=연합뉴스 캡처)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16일(현지 시간) 코로나19에 대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치료효과를 발표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에 환영한다는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사무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임상시험 결과”라며 “영국 정부와 옥스포드 대학, 그리고 과학적 혁신에 기여한 병원들과 (임상)환자들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로이터 통신과 BBC방송 등 매체들은 16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주도로 진행된 '리커버리'(RECOVERY) 이름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덱사메타손을 투약한 뒤 비투약군 4000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덱사메타손 투여군의 경우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사망위험율은 28∼40%, 다른 방식의 산소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위험율은 20∼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20명 중 19명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호전됐으며, 병원 입원환자들 역시 대부분 산소호흡기의 도움 없이 완치된다고 전했다.

WHO는 다만 이 같은 치료효과는 중증환자에게만 나타났으며, 경증환자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덱사메타손은 1960년대 이후 염증성 질환이나 특정 암환자에게 염증을 줄이는 목적으로 처방되는 스테로이드다. WHO는 이 약이 1977년 이후 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여러 가지 제형으로 등재돼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약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썼다면 최대 5000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치도 내놨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피터 호비 교수는 “지금까지 덱사메타손만큼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약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중대한 돌파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덱사메타손은 국내에서도 내분비장애나 중증 감염질환 등에 두루 쓰이는 약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푸스, 건선, 아토피 환자, 혈소판감소증 환자 등에 처방되지만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약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