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10.21 11:37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일본 광윤사의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한 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달라졌다.

연일 치밀하게 짜여진 계획표대로 움직이듯 신동빈 롯데 회장측에 미쳐 방어에 나서지 못할 정도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는 21일 수행원들과 함께 언론사를 직접 방문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대치 중인 신동빈 회장측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신동주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빨리 끝나길 원한다"며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의 경영권만 차지하게되면 이번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경영권분쟁 제2라운드는 지난 8일부터 전광석화처럼 시작됐다.  

그는 지난 8일 한국에 SDJ코퍼레이션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들며 경영권 분쟁을 재개했다.

이어 14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광윤사 이사직을 해임했으며 한국과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행보도 거세지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언론에 노출시켜 건강이상설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켰다.

신 총괄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은 장래에 장남으로 승계될 것을 알고 분쟁을 벌였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민·형사 소송을 모두 진행하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자 여론은 신동빈 회장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롯데그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신동주 회장은 지난 19일 신 총괄회장을 모시고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행의 목적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검진을 위해서다.

또 앞으로 있을 법정 공방에서도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는 중요한 문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강검진 결과는 신동주 회장에게는 중요했다.

20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일민 전무를 직접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을 통보하는 등 신 총괄회장 곁에 머물고 있는 일명 '신동빈 측근'을 솎아내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 했다.
같은 날 신 총괄회장은 신임 집무실 비서실장 겸 전무로 전 법무법인 두우의 나승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 기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신동주 회장의 공세에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지만 롯데 그룹 수장으로서 그룹을 뒤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소송이 있을 오는 28일까지 대외일정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가족간 일어나는 일이라 신 회장이 직접적으로 입장을 내놓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롯데그룹은 향후 법정 소송을 통해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본 방침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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