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29 16:10

"대선 승리한 당이 법사위원장 차지하자는 주장에 엄청난 모욕감"

(사진=전현건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구성 협상 결렬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여야 최종 합의 결렬로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의 18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한 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오늘 한국의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며 "야당과의 협의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야당 몫이던 법사위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1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며 "2020년 6월 29일, 오늘을 역사는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린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을 했다"면서 "'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가 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을 했다"면서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국회의장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 상황을 전두환 정부 시절과 비교했다. 

그는 "1987년 6월 항쟁, 거기에 굴복한 전두환 정권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문이 열렸다"며 "1987년 체제는 그렇게 시작했다. 전두환 정권이 국회 의석이 모자라 무릎을 꿇었나. 국회 상임위원장 숫자가 부족해서 국민의 뜻에 굴복했나"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아울러 "30여년의 민주주의를 거친 성숙한 민주 체제가 일당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하고 있다"며 "저와 우리 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는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나섰지만 회동은 국회 법사위원장 배분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약 30분만에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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