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19 14:45

"한중 코로나 대응협력, 고위급 교류, 한반도 정세 등 의견 교환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30일 양제츠 중앙정치국 위원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3월 30일 양제츠 중앙정치국 위원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청와대는 19일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오는 2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제츠 위원이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서훈 실장은 양제츠 위원과 22일 오전 회담에 이어 오찬 협의를 통해 한중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관계,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 상호관심사 의견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책사'로 통하는 양 위원이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 2018년 7월 비공개 방한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양 정치국원은 2018년 3월 시진핑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이후 그해 7월에는 비공개 방한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해제 논의,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치국원은 외교장관 격인 왕이 외교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인물로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이번 회담에서는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일정 조율이 논의될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 방한 문제도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적절한 시기에 성사될 수 있게 협의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와 코로나19 완화 이후의 고위급 교류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중 양국은 애초 올해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미룬 상태다.

여권 등에 따르면 한중이 시 주석의 방한을 미국 대선 전인 9~10월께 조율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 주석의 첫 대외 행보인 데다 한중 모두 코로나19 방역 성공 및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이라며 "이달 초 외교부 경제조정관이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 경제공동위 참석차 방중하는 등 양국이 소통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방한이 이뤄지는 만큼 물밑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의 지지를 요청하는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는 점은 우려다.

최근 미국은 한국에 직접적으로 반중 경제 동맹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 화웨이 베제 등 5세대 이동통신(5G) 협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견제 차원에서 주요 7개국(G7) 체제에 한국, 인도, 호주, 러시아 등 더해 G11 또는 G12로 확대하는 구상을 적극 제안하고 나섰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 주도의 반중 노선 참여에 우려를 표하면서 대만·홍콩 문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에 대해 중국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미가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내용의 '2020년 개정 미사일지침' 채택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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