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8.31 14:28

중국식 표현 사용하는 등 한국인 아닐 가능성도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가 '생체활력징후(v/s)'를 묻는 질문에 '인성, 생각, 존중, 마음'이란 답을 내놨다. (사진제공=의협)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가 '생체활력징후(v/s)'를 묻는 질문에 '인성, 생각, 존중, 마음'이란 답을 내놨다. (사진제공=의협)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31일 "페이스북 '일하는 전공의'의 계정 운영자는 의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사칭 의혹을 제기했다. 계정 운영자가 기본적인 의학 상식이 없고, 대화 중 중국식 표현을 사용하는 등 전공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의협 측 주장이다. 

앞서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는 자신이 전공의라고 주장하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고문을 올린 바 있다. 해당 기고문은 다수 언론매체에서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의협 관계자는 "일하는 전공의 페이지 운영자와 온라인 상으로 대화를 나눈 복수의 회원들로부터 '의사가 아닌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의협 측은 우선 계정 운영자가 기초적인 의학 지식이 전무한 점을 의심했다. 가령 생체활력징후(vital sign)를 의미하는 'v/s'에 대해 묻자 '인성, 생각, 존중, 마음'이란 답을 한 것이 대표적 예다. v/s는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 네 가지를 뜻한다. 환자를 진찰할 때 생체활력징후 체크는 필수적이다. '의료계 종사자가 v/s를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 의협 측 설명이다. 

또한 의협은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스스로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밝혔으나, 기초적인 해부학적 지식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손바닥에 위치한 8개의 뼈는 의과대학 시험에 자주 출제되기에 의대생들은 영문 앞글자를 따 '호시탐탐' 등의 약어로 암기한다. 의협은 "계정 운영자는 이러한 것을 묻는 질문에 동문서답하며 답을 회피했다"고 했다. 

의혹이 제기되자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는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욕설을 남긴 채 페이지를 삭제했다. (사진제공=의협)
의혹이 제기되자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는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욕설을 남긴 채 페이지를 삭제했다. (사진제공=의협)

아울러 의협은 '해당 계정 운영자가 한국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는 "작성한 글 내용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쓴 거 같지 않다"는 지적에 "이 페이지가 정말 근무한 사람들이 적었는지 회의하시는군요"라고 답했다. 회의하다는 의심하다의 중국식 표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색한 표현이다. 

이러한 의혹이 집중 제기되자 해당 페이지 운영자는 '나는 개인이오'라는 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욕설을 남겼다. 자신이 중국인이 아니라는 해명의 뜻으로 읽힌다. 현재 일하는 전공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삭제된 상태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운영자는 전공의도, 의사도, 한국인도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누군가 국민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전공의를 사칭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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