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9.04 14:06

"누가 썼든 비판 있을 것…언론·여론이 오히려 갈라치기 심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사진=전현건 기자)
청와대 대변인 시절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 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는 SNS 글이 '편 가르기' 논란을 낳은 가운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명에 나섰다.

고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 SNS 글을 누가 썼는지가 과연 핵심일까 하는 생각이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생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하고자 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던 고 의원은 지난 2018년 한 인터뷰에서 "SNS는 문 대통령이 직접 쓰고 관리자가 업로드만 해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에 논란이 된 SNS 글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는 것 아닌가'하는 비판이 나왔다.

SNS 글의 실제 작성자에 대해서 고 의원은 "현재의 사실관계를 묻고 싶으셨다면 현직에 있으신 분들을 부르셨어야 할 것 같다. 저도 이제 (청와대에서) 나온 지는 꽤나 많이 됐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고 의원은 문 대통령의 SNS 글 작성 과정을 뉴스 앵커에 빗대어 우회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은 "앵커 멘트는 작가들이 쓰기도 하고 그것을 취재했던 현장 기자들이 쓰기도 한다"며 "때로는 그대로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앵커나 데스크가 고치기도 한다. 그러면 그것은 누구의 것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답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뉴스를 통해 발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라는 것"이라며 "이 사안도 대통령께서 왜 이 시점에 간호사들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던졌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고 의원은 "여러 언론 기사들을 보면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이 왜 이 시점에서 그러한 메시지를 남겼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들이 오고 가야 되는데 지엽적인 문제들로만 번져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영자가 있다고 하면 '대필이네' 하면서 비판이 있을 것이고 대통령께서 직접 쓰신다고 하면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하셔야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공식 SNS에 올린 글.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공식 SNS에 올린 글.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고 의원은 문 대통령의 이번 SNS 글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7일 세계보건의 날에도 간호인 여러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그때도 '의사들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숨은 일꾼이면서 일등공신인 간호사' 등의 메시지가 있었지만 그때는 '갈라치기'와 같은 얘기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려고 하느냐'는 비판에 대해 "(이러한 얘기들로) 오히려 국민들과 대통령을, 혹은 코로나 방역을 하고 있는 정부와 의료진들을 갈라치려고 하는 모양새들이 더 불편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적하는 언론이나 각종 여론이 문제를 심화시킨다며 책임을 돌린 것이다.

고 의원은 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가 '사실'을 언급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사분들께서 실제로 그 무거운 방호복을 그 더운 날 입고 계시다 보니 쓰러지는 상황들이 왕왕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없었던 사실을 얘기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에 간호사들께서 쓰러진 바도 전혀 없으시고 그리고 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간호사들이 전혀 헌신하거나 시간을 할애하거나 이런 것들이 없으신데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 사실이 아닌 부분을 얘기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분명히 사실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을 그쪽(편 가르기)으로 삼다 보니 그것이 더 증폭됐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거나 오해를 하셨다면 푸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말씀드린다"고 부연했다.

한편 고 의원은 이날 많은 화제를 낳은 청와대 국민청원인 '시무7조 상소'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국민청원을 통해서 가려졌던 이슈들이 올라오기도 한다"며 "시무 7조건 그의 반박 글이건 다 수용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국민들의 의견을 서로 알아간다는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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