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0.10 22:50

화성-15형 ICBM의 1만3000㎞ 사거리 보다 '사거리 확장' 추정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자정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 녹화 방송을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중계했다.

이날 열병식 마지막 순서에서 공개된 신형 ICBM은 이동식 발사대(TEL)의 바퀴 수를 감안할 때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화성-15형'(9축 18륜)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고, 사거리 역시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화성-15형은 길이가 21m였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은 이보다 2∼3m가량 긴 23∼24m로 관측된다. 직경 또한 2m가량의 화성-15형보다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동체 길이와 직경을 확대한 것을 두고 북한이 추력을 높이기 위해 1단 추진체에 보조엔진 3개를 달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추력을 키우면 사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화성-15형 사거리를 1만3000㎞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의 사거리는 이보다 훨씬 길 것으로 예측됐다. 사거리만으로 추정하면 북한 본토에서 미국 전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인 셈이다. 

아울러 신형 ICBM의 TEL 제작 기술 또한 기존 화성-15형 TEL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전망된다. 미사일의 탄두부 길이 역시 길어져 이것이 '다탄두 탑재형'일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신형 SLBM 동체에는 '북극성-4'이란 글씨가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경은 최초 SLBM으로 파악된 '북극성-1형'과 지난해 발사한 '북극성-3형'보다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관측되는 3000t급 잠수함 또는 4000~5000t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예측됐다.

한편, 이날 열병식에서는 명예 기병 상징 종대와 53개 도보중대, 22개 기계화 종대 등이 김일성 광장에 차례로 입장했다. 조선중앙TV는 "할아버지 세대로 불리는 정규 무력의 첫 열병식 참가자들이 원자탄과 맞서야 했던 무기는 보병총에 불과했다"며 "오늘의 열병식에 참가하게 될 그들의 손자 세대는 너무도 변했고 누구도 상상 못 할 힘을 가지고 세상에 그것을 과시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어째서 우리 당이 참기 어려운 고난 속에서도 총대만은 억세게 틀어쥐어야 했고 형언할 수 없는 도전 광풍에 부닥치면서도 전쟁억제력을 다지고 또 다져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 인원의 동원 하에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열병식은 지난 2018년 9월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열린지 2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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