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0.26 16:21
'장하성 주중대사 청문회' 된 교육위 국감…유은혜 "퇴직 불문은 법에 의한 것…의원님께서 법 개정하시라"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26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장하상 중국주재 한국대사가 고려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부정 사용한 것이 화두에 올랐다.
이날 장 대사의 거취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자 유기홍 교육위 위원장이 한숨을 내쉬며 "그만하시라. 진정되면 계속하겠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교육위 국감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장하성 대사가 법인카드를 사용한 부분에 대해 교육부가 중징계를 내린 적 있나"라고 입을 열었고, 이에 유 부총리는 "저희(교육부)가 직접 징계를 내린 게 아니라 학교에 그런 처분을 요청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장 대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유흥주점이 아니라 음식점이라고 외통위 국감에서 위증을 했는데 어찌 생각하나"고 재차 물었고 유 부총리는 "(유흥업소가) 위장을 하고 영업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교육부 감사결과를 보면 해당 가게는 별도 룸에 테이블과 소파가 구비되어 있고 여성종업원이 손님테이블에 앉아서 술접대를 하고 노래방기계를 통해 가무를 즐기는 실제 유흥업소라고 기재돼 있다"며 "그런데도 장 대사가 뻔뻔하게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와 관련, 유 부총리는 "장 대사가 (법인카드를) 사용했던 것은 2016-2017년도였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어떻게 운영했는지에 대해서는 저희가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저희가 감사결과를 확인하고 조치한 것은 올 2월이다"라고 대답했다.
유 부총리의 대답에 조 의원은 "이 정권이 참 뻔뻔한 분들이다"라며 원색적 비난을 가했고 유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사안은 장 대사의 중징계 조치에 대한 '불문' 처리로 넘어갔다.
조 의원이 "교육부가 장 대사에 대해 불문 조치를 내렸다"고 지적하자 유 부총리는 "그건 저희 조치가 아니라 대학이 징계하게 돼있다"고 받아쳤다.
유 부총리가 말을 자르고 대답을 이어가자 조 의원은 "물어봅시다"라며 고성을 질렀고 이에 "예의를 지키라"는 여당 의원들의 야유와 항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조 의원은 "퇴직으로 불문이 중징계가 되나"라며 재차 물었고 유 부총리는 "퇴직을 불문하는 것은 법에 의한 것"이라고 담담히 대답했다. 이어 "(퇴직 불문이 문제가 된다면) 의원님께서 법을 개정하시라. 법적 근거에 따르면 퇴직은 불문하게 돼있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장 대사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부총리께서 대통령한테 이런 부도덕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대사 자리에서 경질하라는 요청을 할 용기는 있으시냐"고 일갈했고, 이에 유 부총리는 "부총리라 해서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맞받았다.
조 의원과 유 부총리 간 질의는 점차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조 의원은 "문제는 그 분(장 대사)이 지금 대사로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거다. 여러분이 말하는 적폐의 정의가 대체 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교육부 조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장 대사는 대사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제가 임명권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조 의원은 "그래서 임명권자에게 건의할 용의가 있는지를 묻는 것 아닌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조 의원은 유 부총리에 대한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조 의원이 "제가 볼 땐 부총리도 똑같다. 잘못된 사람에 대해서 지적을 하라고 국회에서 얘기하면 받아들여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하자 유 부총리는 "과도한 말씀은 동의하기 어렵다. 저희는 다른 대학도 똑같은 조치와 처분을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 의원이 발언시간이 종료된 뒤에도 "그러면 여러분이 말하는 적폐가 뭔가. 아무리 죄를 지어도 공직에 남겨두는 게 정의로운 건가"라며 계속해서 언성을 높이자 여당 의원들도 고성을 지르며 격렬한 반격에 나섰다.
교육위 소속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언시간이 끝났으면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항의했고, 같은 당 김철민 의원 또한 반발하려 했으나 유기홍 위원장이 이를 만류했다.
유 위원장은 조 의원에게 "좀 가라앉히시라. 위원장이 판단할 때 부총리가 답할 일이 아니다"라고 당부하며 "질문에 대한 답변이 합리적으로 오갈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 좀 차분히 해달라는 당부를 드린다"고 장내를 진정시켰다.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자 유 위원장은 수차례 "아이 참"이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가 지난 9월 발표한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및 고려대학교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교원 13명이 교내연구비카드 등 법인카드로 221차례에 걸쳐 총 6693만3000원을 결제한 사항이 적발된 바 있다.
해당 교수 명단엔 장하성 주중대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 대사는 지난 21일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