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4.14 00:33

정의당은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의석수 목표 10석·마지노선 7~8석을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실제 의석수는 예측 최소치조차 밑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회찬 후보가 영남에서, 심상정 대표가 야권단일화 없이 당선돼 진보정당의 새 희망을 쏘아올렸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11일 정의당 김용신 정책위의장은 "기본 10석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정당 득표는 15% 정도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하여 정의당은 최소 7~8석 확보는 자신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구에서 2석, 비례대표에서 5~6석을 확보한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20대 총선 개표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은 지역구 2석, 비례대표 3~4석에 그쳐 총 5~6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5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잘해야 단 1석이 늘어나고 자칫 현상유지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출처=심상정 트위터>

◆ 잃어버린 기호3번…빼앗긴 교차투표
이렇게 예측치에 비해 실제 결과가 낮게 나타난 것은 정당투표 득표율이 저조한 탓이 컸다.

이에 대해 한 정치전문가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제3당이 되면서 정의당이 기호3번에서 4번으로 물러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풀이를 내놨다.

그는 이어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은 교차투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구 의원은 사표를 방지해 제1야당을 뽑으면서도 정당은 3번을 뽑는다”며 “정의당 입장에서 국민의당에 3번을 빼앗긴 것은 그야말로 통탄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정당에 적극적 관심을 갖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거대정당에 불만을 품는 유권자들은 대안으로 정당투표에서 3번을 뽑는 경향이 있는데, 그 표들이 국민의당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의 ‘실패’를 단지 기호3번이 국민의당에 넘어갔기 때문으로만은 볼 순 없다.

기호 3번을 뛰어넘을 만큼의 인지도를 정의당이 확보하지 못한 탓도 크다.

◆ 낮은 인지도…언론의 무관심 탓 커
실제로 정의당을 잘 모르거나 한 번도 못 들어본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이모 씨는 “투표하기 직전까지 정의당이 어딘지 몰랐다”며 “유시민 당이라는 부연 설명을 듣고 나서야 당의 정체성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정의당의 인지도가 1~3번 당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지는 데에는 무엇보다 언론 보도의 편중성 탓이 크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 비해 보도량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아예 배제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한국방송기자클럽(방송3사와 CBS, YTN, MBN 등)은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를 열어 지난 4일 안철수 국민의당 선대위원장, 6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 그리고 7일 강봉균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을 불러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에 정의당은 “원내교섭단체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이에 정의당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정의당 배제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원내정당의 목소리를 막아버린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일 JTC 전주방송은 ‘전북 군산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조준호 정의당 후보만 부르지 않았다.

조 후보의 해명 요청에 방송사가 “좁은 스튜디오 사정상 초청할 수 없고, 지금은 물리적으로 여건이 안 돼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내놓자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알 권리를 빼앗고 공당으로서 정의당의 위상과 조준호 후보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현재 공직선거법은 ▲5인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의 추천 후보자 ▲직전 선거 전국유효투표 3% 이상 득표 정당 추천 후보자 ▲최근 4년 이내 입후보하여 10% 이상 득표 후보자 ▲지난 3월 한 달간 이뤄진 언론기관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지지율이 5%를 넘는 후보 등을 선거방송 초청대상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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