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2.19 00:10
난파선에서 발견된 상아. 이 들 상아를 연구한 결과 17개 무리를 사냥해서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무리 중 4개 무리한 현존하고 있다. (사진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아프리카 코끼리는 육상동물 중 가장 덩치가 크고 무겁다. 그러면서도 철저하게 채식만 고집한다. 코는 나무를 뿌리째 뽑을 정도로 힘이 세지만, 콩알만한 과일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다. 

이 같은 반전매력의 소유자 아프리카 코끼리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탄자니아의 셀라스 동물보호구역에서는 지난 40년동안 아프리카 코끼리 수가 90%나 감소했다. 매년 2500마리씩 줄어 들고 있다.

서식지 감소와 밀렵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최근 발견된 난파선에서 나온 상아를 연구한 결과 아프리카 코끼리 숫자 감소의 비밀이 풀렸다.  

연구원들은 487년 전 침몰한 난파선에  실렸던 화물 중에 포함된 코끼리 상아에서 DNA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들의 약 100마리의 상아를 조사한 결과 수세기 동안 상아 매매로 인해 코끼리 개체군이 파괴됐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냈다.

이 상아들은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 해안의 차가운 물에 잘 보존되어 있었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코끼리가 어디에서 살다가 사냥을 당했는지를 밝혀냈다. 또 어떤 종류의 먹이를 먹었는지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모든 상아는 코끼리의 일생이 담겨있다. 그들이 먹는 음식은 자라나는 엄니속에 지문을 만든다. 과학자들은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무엇을 먹었는지를 가려낼 수 있다.

난파선은 1533년 인도로 가는 도중 실종된 포르투갈 무역선이다.

무역선은 금화와 은화 등 귀중품과 구리 주전자, 상아 등을 싣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 침몰했다. 애슐리 쿠투 옥스포드 대 고고학 박사는 "발견 당시 이들 화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상아 연구를 통해 어떤 무리에 속한 코끼리가 사냥당했는지를 알아냈다.

열쇠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있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동력원으로 음식을 연료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 자손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코끼리 무리는 암컷 우두머리가 이끈다. 그들은 평생 같은 지역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의 알리다 드 플라밍 교수는 "연구를 통해 오래된 상아 조직에서 완전한 미토콘드리아 게놈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완성된 유전자 코드를 분석한 결과 코끼리가 17개의 다른 코끼리 무리에서 사냥당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이 중 오늘날 생존하고 있는 코끼리 무리는 4개에 불과하다. 쿠투 박사는 "다양성이 손실 됐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상아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게 되면 그 지역에 대한 표적 밀렵 방지 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쿠투 박사는 "코끼리 보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역사적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실렸다.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는 암컷이 이끈다. 무리는 평생 같은 지역에 머무는 습성이 있다. 코끼리가 물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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