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29 15:58

진인 "서민들 내집 마련 꿈 기어이 박살내 버린 건 누구인지 알고 계시는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우상호 페이스북 캡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우상호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라는 글로 정부를 비판해 이름을 알렸던 진인(塵人) 조은산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지난 27일 나경원 전 의원이 강남 은마아파트를 방문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녹물과 곳곳에 금이 간 계단 복도와 벽. 은마아파트를 가면 한눈에 보이는 현실"이라고 한 데 대해 28일 우 의원은 "23억 아파트의 녹물은 안타까우면서 23만 반지하 서민의 눈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29일 조은산은 자신의 블로그에 우 의원의 반박글을 인용하며 "언뜻 들었을 때는 멋진 말이다. 그러나 결국 운동권 특유의 선민사상과 이분법적 선, 악 개념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전형적인 80년대 진보주의자의 허언일 뿐"이라며 지적한 것이다.

이어 "감성팔이 어법에만 능통할 뿐 현실 감각은 전무하다시피 한, 무가치한 정치인들은 이미 국회에 쌔고 쌨다"며 "저기 북악산 자락 밑의 푸른 기와집에도, 광화문 앞 정부청사에도 널리고 널린 게 그러한 존재들"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시장 자리에 오르려거든, 눈물, 콧물이나 송글송글 맺히는 감성팔이보다는 차라리 차가워서 손끝이 시리더라도 냉혹한 현실을 말해줘야 함이 그 그릇에 걸맞는다 할 수 있지 않겠나"며 반문했다.

그는 "23억 아파트와 23만 반지하 서민과의 경제학적 상관 관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먼저, 23만 반지하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기어이 박살내 버린 건 누구인지 알고 계시는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지하에 사는 서민의 삶을 운운하면서 정작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 재건축은 결사반대하는 이 아이러니함과, 집값 잡기에는 하등의 관심도 없고 반지하 서민으로 감성팔이나 내세워 표심이나 긁어모려는, 국민을 기만하는 작태의 교범은 민주당의 교과서 무슨 과목, 몇 권, 몇 편에 나오는 내용인가"라며 지적했다.

이어 "집값 상승의 시발점은 2017년, 김현미 장관의 재임 시절 시작된 강남 4구와 세종시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 규제책에서 비롯된다"며 "강남 집값은 애초에 서민이 넘볼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부유층은 부유층끼리 어울려서 살게 냅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왜 굳이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나섰는가? 그것이 문제였다"며 "결국 강남 집값은 잡지도 못한 채, 처참한 풍선효과를 통해 전국의 집값이 폭등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고통은 무주택 서민과 예비부부들, 청년들의 몫으로 남았다"고 비판했다.

조은산은 "서울 부촌 지역의 재건축 예정 단지들은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 자금을 흡수해 줄, 준비된 스펀지와 같은 것"이라며 "한 단지의 추가 분담금과 일반 분양분의 자금 흡수력만 따져도 수도권 소형 아파트 몇 개 단지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몇 십억의 현금 동원이 가능한 부유층들의 자금이 중산층과 서민들의 실수요를 위한 중저가 아파트에까지 미치지 않도록, 그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며 "또한 전면적인 재개발을 통해, 반지하 서민들이 깨끗한 신축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으로 임대 주택 입주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이 10억 클럽에 다가서는 이 참담한 현실은 결국 이런 편가르기를 일삼는 정치인들과 감성적 언사에 감격하고 마는 무지한 국민들이 만들어낸 거룩한 합작품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집값 안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지, 서민을 끄집어 내고 반지하를 끄집어 내는 감성에게 기댈 것이 결코 아니다"고 전했다.

또한 "그러므로 먼저 국민이 현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은산은 "결국, '그래서 지금 집값이 얼마입니까' 이 한마디로 정리될 논쟁거리도 안될 짓을, 다시금 터져 나오는 민주당 인사의 허언에 분노해 참으로 길게도 늘어놓았다"며 말을 마무리했다. 

한편 조은산의 이와 같은 비판에 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정치 블로거가 23억 녹물 아파트를 안타까워하는 나경원 후보에 대한 나의 비판에 대해 '운동권 특유의 선민사상과 이분법적 선·악 개념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전형적인 80년대 진보주의자의 허언'이라 썼다"며 "착각은 자유다"고 대응했다.

우 의원은 "서울시장에 나선 사람으로서 23억 아파트 녹물보다 23만 반지하 서민의 주거를 먼저 돌보자는 말이 진보주의자의 허언으로 들렸다면, 번지수가 틀렸다"며 "본질은 부동산 집값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끝에서 냉혹한 현실을 견뎌내는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갖자는 말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돌봐야 할 곳은 녹물을 흘리는 곳이 아니라 눈물을 흘리는 곳이다"며 "20여년간 서대문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을 도왔다. 하지만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를 뒤로하고 서울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원주민들과의 눈물젖은 송별회에서, 나는 고개를 떨구고 수없이 자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아픈 자책감으로 나는 16만호 공공주택 보급을 준비해왔다. 고시원에 사는 청년도, 반지하에 사는 장애인도,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젊은 부부도, 내 집 장만하고 싶은 서민들도 명품공공주택에 살게 해주고 싶다는 내 열망이 '선민사상이고 진보주의자의 허언'이란 말인가"며 반문했다.

또한 "서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면, 감성팔이든 퇴폐라는 비아냥이든 그 이상의 모든 것도 할 수 있고, 할 것이다"며 "그것이 이 땅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책무라고 믿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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