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10 18:10

미 CDC·질병관리청 모두 삼각근에 맞도록 규정…"정맥주입하면 효능 떨어뜨릴 것"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접종 모습. 정확하게 삼각근 부위에 주사기를 수직으로 맞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접종 모습. 정확하게 삼각근 부위에 주사기를 수직으로 맞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뜬금없이 백신의 '접종 부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홍보차원에서 보도된 의료진의 백신접종 사진에는 와이셔츠를 걷어 올린 윗팔(상완) 중간쯤에 주사를 놓고 있는 듯 보인다.

한 의료전문지가 문제를 제기한 사진의 주인공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과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이다. 그런데 이는 미국 CDC(질병통제국)이나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이 접종 부위로 제시한 ‘어깨 삼각근’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는 의료진조차도 백신 접종부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백신 예방접종은 크게 피하주사와 근육주사로 나뉜다. 물론 피하주사와 근육주사는 주사기도 같고, 같은 양의 백신을 몸 안에 집어넣는다.

그렇다면 왜 코로나19 백신주사는 삼각근 부위에 놓도록 규정했을까.

먼저 근육에는 백신을 온몸으로 분산시키는 촘촘한 혈관조직이 있다. 반면 피하주사를 놓는 부위엔 지방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근육에는 면역시스템과 관련된 수지상세포가 많은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나뭇가지 모양이라는 의미의 수지상세포는 외부에서 항원(병원체)이 들어오면 수용체로 빨아들여 림프절로 이동한다. 다시 말해 항원의 정보를 면역세포들이 모여 있는 진지에 전달하는 일종의 통신병인 셈이다. 이렇게 되면 림프절에 있는 B세포가 항체를 만들고, T세포는 항원과 싸울 준비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백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근육이 뭉쳐 있는 삼각근에 맞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치밀한 조직인 근육에 맞는 만큼 피하조직 보다 통증이 따를 수 있다. 요령 있는 간호사라면 바늘을 비스듬히 꽂지 않고 수직으로 꽂는 이유다.

그렇다면 백신을 정맥주입하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혈류에는 백신을 분해하는 비특이적인 면역세포들이 있어 효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한다. 림프절에 있는 B세포에 항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결국 물백신을 맞는 꼴이 되는 것이다.

또 근육섬유엔 단단한 구조에 혈관이 조밀하게 분포돼 백신이 적당한 속도로 온몸으로 퍼져나갈 뿐 아니라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각근에 백신을 맞으려면 와이셔츠를 걷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깨 끝에서 5㎝ 정도 내려온 부위이므로 정확하게 주사를 맞으려면 상체를 탈의해야 가능하다.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백신 종류를 둘러싸고 효능과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맞는 부위 또한 중요하다”며 “시술자는 물론 맞는 사람에게도 접종부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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