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29 12:25
이호승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제공=청와대)
이호승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으로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김 실장이 지난해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에 자신이 소유한 강남 아파트 전셋값을 14% 올렸다는 보도가 나온 뒤 하루 만에 이뤄진 인사다. 

전자관보에 게재된 2021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김 실장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 명의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아파트 임대보증금을 8억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오른 9억7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청와대는 김 실장의 해당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주변 시세보다 낮았고, 현재 김 실장이 전세로 거주하는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의 보증금이 크게 올라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지속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질의응답에서 "어젯밤 김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임의 뜻을 전했고 오늘 아침 대통령께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실장의 전세보증금 인상이 불법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경질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동산과 관련된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 본다"며 "이런 지적을 받는 상태에서 (김 실장)본인이 이 일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강력한 사임 의사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김 실장이 지난 연말에 사의를 표했는데 당시 재난지원금, 백신 등에 대한 작업이 진행중이어서 그것을 마무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며 "굳이 이번 건만이 아니고 사의를 표명한 지 꽤 됐고, 부동산 상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실여부 해명과 관계없이 본인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강력히 의지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야 하는 것이 마지막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경질로 새로 임명된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뒤 중앙대 경제학 석사, 미국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했고,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선 기재부 제1차관,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이 신임실장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 가지 정책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세 가지 과제로는 ▲코로나 위기극복 및 조기 일상회복 ▲국제질서 변화 속 선도국가 도약 ▲불평등 완화와 사회 안정망 및 사람에 대한 투자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한 "과거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차례대로 이뤄내고 10위권 중견국가, 주요 7개국(G7)에 육박하는 경제수준과 문화의 힘 있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국민들께서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자신감 있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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