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30 13:43
지난해 2월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
지난해 2월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통일부는 3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거세게 비난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어떤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표현 등이 대화와 협력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어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담화의 언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고, 남북 대화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반적인 정세를 차분히 주시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긴장 조성은 안된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문 대통령이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 해줘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가당착이라고 해야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해야 할까"라며 "틈틈이 세상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좀 돌아보는 것이 어떤가 싶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담화 횟수나 수위 등은 참고하고 고려하지만, 정세를 판단하기에 충분하지는 않다"면서 "북한이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부분과 이후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정세를 차분하고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담화를 통해 김 부부장의 직위가 기존 조직지도부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변경된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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