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30 12:11
지난해 2월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에 대해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2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여정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연설을 거론하며 "나는 분계선너머 남녘땅에서 울려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을 접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부부장은 "당당한 우리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조치가 남녙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때에 어려움을 주고 장애를 조성했다는 것"이라며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 미사일 '현무-4'를 언급하며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 해줘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자가당착이라고 해야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해야 할까"라며 "틈틈이 세상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좀 돌아보는 것이 어떤가 싶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앞서 지난 16일 한미연합훈련 담화에서도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남북관계 진전에 경고를 날린 적이 있다.

이와 같은 행보에 북한이 임기 말인 문재인 정부와 관계 개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하면서 그동안 일해왔던 조직지도부에서 선전노동부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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