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5.10 15:03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굴된 조선 시대 삼군부 영역.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과 관련해 진행한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에서 조선 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이 대거 발굴됐다고 1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 그간 사료를 통해 추정만 됐던 삼군부(군사업무 청괄)와 사헌부(관리 감찰) 등 조선 시대 주요 관청의 위치와 건물기초가 실제 유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3년부터 7년여의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 터를 확인한 것의 연장선이다.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고 고층 건물과 도로가 들어서면서 사라졌던 옛 육조거리의 흔적이 추가로 발견됐다.

육조거리는 지금의 광화문광장~세종대로 일대에 있던 조선시대 서울의 핵심가로다. 국가정사를 총괄하던 최고 행정기구 의정부를 비롯해 삼군부(군사업무 총괄), 육조를 비롯한 조선의 주요 중앙관청이 모여있던 곳이다.

광화문광장 발굴조사 지역 및 주변 매장 문화재 조사 현황. (사진제공=서울시) 

이에 시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진행한 광화문광장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발굴된 유구를 시민들에게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영상)과 오프라인(현장공개) 방식을 병행하며, 현장공개에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광화문광장 유구 보존 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조사 대상지 약 1만100㎡에 대한 총 9단계에 걸친 문화재 발굴 조사를 진행 중이며 현재 마지막 9단계가 진행 중에 있어 이달 말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전체 조사대상지 1만100㎡ 중 약 40%(4000㎡)에서 조선시대 유구가 발견됐다. 15~19세기 조선시대의 관청 터를 비롯해 민가 터와 담장, 우물 터, 수로, 문지(門址, 문이 있던 자리)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가장 대표적 유구로는 조선시대 군사업무를 총괄했던 삼군부의 외행랑 기초가 정부청사 앞에서 드러났으며, 세종로 공원 앞에서는 조선시대 관리 감찰 기구였던 사헌부의 유구로 추정되는 문지·행랑·담장·우물 등이 발굴됐다. 이외에도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지 등이 조사지역 전반에 걸쳐 발굴되고 도자기 조각·기와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들도 다수 출토됐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굴된 조선 시대 사헌부 영역. (사진제공=서울시)

이번 광화문광장 발굴유구 현장공개는 오는 21~29일에 걸쳐 하루 2회(총 18회)씩 소규모로 진행된다. 광화문광장 홈페이지 사전신청(11~19일)을 통해 회당 12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발굴유구 영상은 이달 말 시 유튜브 등 영상매체를 통해 공개되며 문화재 발굴과정과 문헌을 통해 보는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기록과 발굴조사 결과 확인된 육조거리의 모습, 전문가 해설 등으로 꾸며진다.

시는 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법적절차인 문화재 심의를 통해 5월 말부터 보호·안전조치를 취하고, 심의 결과를 토대로 역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반영해 보전·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상택 서울시 광화문광장추진단장은 "2년여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핵심가로인 육조거리의 흔적이 대거 확인됐다"며 "이번에 발굴한 문화재에 대해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하여 시민들에게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 보존·활용 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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