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5.11 14:07

문 대통령 "과감한 소비진작책 준비"…한은, 27일 수정경제전망 통해 기존 '3.0% 성장률' 조정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성장률 4% 이상 달성'을 언급하면서 올해 성장률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전 세계가 우리 경제의 반등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고 국제기구들이 우리의 성장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가운데 4% 이상의 성장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경제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회복 흐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5월 경제동향에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우리 경제는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6%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올해 성장률 3.6%는 매 분기 0.5%씩, 3.8%는 0.6~07%씩, 4%는 0.7~0.8%씩 성장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경기 회복은 수출이 주도했다. 올해 월간 수출은 지난해 코로나 기저효과와 더불어 반도체 수요폭발 등의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수출액은 1465억달러로 1년 전보다 12.5%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호황으로 최초로 연간 6000억달러를 돌파했던 2018년 1분기(1451억달러)를 뛰어넘는 역대 1분기 중 최고 실적이다.

4월에도 수출은 41.1% 증가하면서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시현했다. 1~4월 기준 수출실적은 역대 1위다. 수출은 5월 1~10일에도 81.2% 급증했다. 

수출 호조는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확산 등에 따른 생활변화로 인해 반도체 수출은 10개월째 증가 중이다. 1분기 반도체 총 수출액은 265억9000만달러로 1분기 기준으로는 2018년 1분기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뒀다. 4월에도 93억4000만달러를 수출해 역대 4월 중 2위를 기록했다.

정부도 오는 13일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해 반도체 세계 1위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에는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반도체 인력양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관련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수출 회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던 만큼 결국 내수가 성장률의 상단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도 "방역 안정에 맞춰 과감한 소비 진작책과 내수 부양책을 준비하겠다"면서 내수 진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 확산세는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계속되고 있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도 내수 회복에 걸림돌이다.

다만 최근 소비심리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향후 소비 증가를 기대케 한다.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중 102.2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기준인 100을 두 달 연속 상회하면서 현재 소비심리는 '낙관적'인 상태다.

(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수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이 기대되면서 올해 4% 성장을 전망하는 기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일찌감치 4%대 성장률을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15일 '2021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수출이 주도하는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 경제는 4%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선진국 소비 회복과 글로벌 공급능력 확충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IT부품, 수송기계, 내구재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10일 '한국 경제 및 외환시장 전망'을 통해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하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추가적인 성장은 민간소비가 좌우할 것"이라며 "소비심리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면서 서비스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보복소비 가시화로 백화점 매출이 급등했으며 이연수요 등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민간소비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올해 성장률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은은 오는 27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현재 3.0%로 제시 중인 올해 성장률을 조정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전달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최근 경기 흐름이 예상을 상회하고 있는 만큼 3%대 중반을 넘는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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